법과 원칙을 강조하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전직 검찰총장 출신의 대통령은 국민이 뽑은 국회를 ‘반국가세력’이라며 비방했고 과정과 결과 모두 헌법에 어긋난 계엄령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계엄 당일 국회를 장악하려던 군대를 막아선 것은 시민들이었다. 이들은 7일부터 광장에 모여 “내란수괴 대통령을 탄핵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국회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국민의힘의 당론 반대로 표결 자체가 무산됐다.
정권 2년차부터 퇴진투쟁을 벌이던 양대 노총과 1천500개 시민·사회단체는 즉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을 조직해 집회 주최와 법률대응에 나섰다. 계엄 선포 11일 만인 14일 국회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응원봉을 든 청년여성을 비롯해 시민 200만명이 국회 앞에 모여 환호했다.
12·3 내란사태 이후 군과 경찰 수뇌부가 계엄을 모의한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7일 첫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하면서 탄핵심판 첫발을 뗐다.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에 의해 탄핵됐다. 헌정사상 첫 권한대행의 탄핵으로 정국은 한동안 잠잠해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비상계엄·내란사태는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원 달러 환율은 27일 한때 1천485원을 넘어섰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계엄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상처를 남겼지만 시련 속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지난 16일부터 전농과 전여농이 윤석열 퇴진과 농정개혁을 촉구하며 트랙터 행진을 시작했다. 21일 서울 남태령고개에서 경찰에 막힌 농민은 늦은 밤까지 경찰 차벽에 막혀 고립됐다. 이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식을 공유하고 현장에 모인 20~30대 여성들은 밤새 농민과 함께 남태령고개를 지켰다. 28시간 넘는 대치 끝에 농민과 시민들은 ‘남태령 대첩’을 끝내고 윤석열 대통령이 자리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까지 행진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이후 한화오션 조선하청노동자 농성·전태일의료센터 등에 후원을 이어가며 광장 밖에서도 마음을 모으고 있다. 24일 연휴 전날에도 시민들은 서울 안국역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장애인 이동권 촉구 시위에도 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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