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호황을 맞은 조선소에서 노동자 산재 사망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13일 부산 사하구 다대동의 한 조선소에서 불이 나 2명이 사망했다. 이날 오후 2시23분쯤 대선조선 다대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컨테이너선 내 가스 누설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이 사고로 30대 베트남 이주노동자 1명이 숨지고 한국인 노동자 1명이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지난 10일에도 전남 목포 현대삼호중공업에서 따개비 제거를 위해 잠수작업을 하던 22살 청년 하청노동자 이승곤씨가 산재로 사망했다. 이씨는 사망 전날인 9일 오전과 오후 연이어 잠수작업을 하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결국 눈을 뜨지 못했다.
통영지청 관할 조선소에서만 8명 목숨 잃어
이씨가 사고를 당한 날, 경남 고성군 동해면 소재 금강중공업에서 선박 구조물인 블록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를 포함해 노동자 2명이 압사했다. 조선소가 몰린 경남 거제‧통영‧고성에서는 금강중공업 중대재해를 포함해 올해만 8명의 노동자가 조선소에서 목숨을 잃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도 지난 2월12일 해양구조물인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S)' 상부 에서 설비 이동작업 중 구조물 일부가 무너지면서 하청노동자들이 깔려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동계는 최근 잇따르는 조선업 사망산재와 관련해 정부의 특별근로감독과 사용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금속노조가 파악한 올해 조선소 산재 사고사망자는 12명에 이른다.
“현대삼호중공업 따개비 따라 사망
잠수작업 2인1조 법령 위반”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민주노총 영암군지부는 이날 오전 고용노동부 목포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현대삼호중공업 원하청 사용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현장의 안전조치가 미흡해 응급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해 발생한 중대재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잠수작업이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안전보건규칙)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잠수작업자 2명당 잡수작업자와 연락을 담당하는 감시인을 1명씩 배치해야 하나 9일 작업 당시 작업 현장 인원은 잠수작업자 4명과 감시인 1명뿐이었다”며 “잠수작업 지휘, 감독자도 없었고 2명이어야 할 감시인도 1명뿐인데다 그조차 공기조절 설비를 담당하고 있어 감시인 역할을 하기가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선박 이중계류에 따른 안전대책도 수립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조는 “돌핀 안벽(육지와 상당한 거리에 있는 해상에 선박이 계류해 하역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물)과 선박 사이 충돌방지 에어펜더(완충장치)가 설치돼 있었고 안벽 건너편 바다는 선박 2대가 계류 중이라 선박 사이에도 에어펜더가 있었다”며 “에어펜더 탓에 감시인은 재해자 상태를 확인할 수 없었고 구조시에도 에어펜더를 아래로 260~280미터를 수면에서 잠수상태로 옮겨 골든타임을 놓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응급신고도 문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감시인이 응급신고를 먼저 한 게 아니라 하청업체 대표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안전조치 미흡 상황으로 볼 때 이번 사고는 중대재해이며 안전조치 없이 잠수작업을 시킨 것은 생산 제일주의가 빚은 사고로, 조선업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위험의 외주화가 원인인 구조적 사고”라고 지적했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는 지난해에도 하청노동자 3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노조는 “이번 사고는 하청업체뿐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현대삼호중공업의 책임이 더 크다”며 “그럼에도 현대삼호중공업은 유가족에게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가족은 장례를 미루고 사고 진상규명과 원하청 사용자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2024. 1. 12. 한화오션 가스폭발 1명 사망
❍ 2024. 1. 18. 삼성중공업 계단 추락 1명 사망
❍ 2024. 1. 24. 한화오션 잠수작업 1명 사망
❍ 2024. 2. 5. HSG성동조선해양 크레인 전복 1명 사망
❍ 2024. 2. 12. 현대중공업 원유생산설비 철제구조물 붕괴 1명 사망 1명 중태
❍ 2024. 4. 27. 경남 거제시 사등면에 있는 조선소(업체명 보도 안됨) 2명 사망
❍ 2024. 5. 9. 경남 고성군 금강중공업 블록 전도 2명 사망
❍ 2024. 5. 9. 현대삼호중 하청업체 잠수사 1명 사망
❍ 2024. 5. 13. 대선조선 폭발 사고 베트남 노동자 1명, 한국인 1명 사망(소방대원 구조작업 중 부상)
<자료 : 금속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