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당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윤 대통령이 구속기소된 뒤 첫 주말을 맞은 지난 1일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는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열렸다. 윤 대통령측과 국민의힘은 헌법재판관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며 탄핵심판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헌법재판관에는 색깔입히기, 대통령 권한대행에는 ‘지령’

헌법재판소가 우원식 국회의장이 청구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선고를 3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오전 국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접 공세에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청구인이 ‘국회’로 돼 있는데, 실제로는 아무런 국회 의결 절차도 밟지 않고 우원식 의장이 독단으로 제출했다”며 “절차적 하자”라고 주장했다. ‘국회의원 우원식’이 독단적으로 ‘국회’를 참칭한 헌법 위반이자 초법적 권력 남용이라고도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한 메시지도 발신했다. 권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위헌적인 권한쟁의 심판을 인용하더라도 최 권한대행은 마은혁 후보자 임명을 거부해야 한다”며 “헌법재판관의 최종 임명권은 헌법상 대통령에게 주어진 것이고, 임명을 보류하거나 거부할 권한도 대통령에게 있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이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두 번째 ‘내란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권 원내대표는 “폐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대행은 거부권을 행사한 이유로 “현재 비상계엄 관련 수사가 진전돼 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군·경의 핵심 인물들이 대부분 구속기소 되고, 재판 절차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는 “문형배 소장 대행, 정계선·이미선 재판관 모두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며 헌법재판소 공정성 훼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민주당 “권성동 헌재 흔들기 멈춰야

더불어민주당은 반발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헌법재판소와 헌법재판관 흔들기에 여념이 없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급기야 마은혁 재판관 임명 거부에 대한 위헌 결정이 나와도 최상목 대행이 따르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며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 해도 무시하라니 제정신이냐”고 비판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최상목 대행은 내란특검법을 거부할 때도 국민의힘이 공개적으로 강조한 거부 이유를 그대로 받든 전력이 있기 때문에 권성동의 입장은 사실상 최 대행을 향한 지침 내지 지령으로 이해된다”며 “헌법재판소 결정을 무시하라는 주장 자체가 말이 안 되지만 억지로 갖다 붙인 이유들은 더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장 자격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국회의장은 법적으로 국회를 대표한다”며 “국회의결이 이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뭘 또 의결하느냐”고 따졌다. 이어 “헌법에 대한 해석도 제멋대로”라며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에 대해서도 2년 전 자신의 사건 무죄 판결 때는 ‘정확히 판결했다’더니 지금은 좌편향이라는 색깔을 입히기 바쁘다”고 꼬집었다.

주말 도심서 탄핵 찬반집회 팽팽

주말 새 벌어진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에서 나온 발언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왔다. 지난 1일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제2의 6·25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 의원들까지 참석한 ‘윤석열 지지 집회’에서 헌법재판소를 향한 노골적인 협박과 폭력 선동 발언이 난무했다”며 “(내란 사태를) 수습해야 할 여당이 극우 집회에 참석해 법치주의를 부정하고 폭력적인 갈등 상황을 조장하다니, 우리 사회를 어디까지 망가뜨릴 셈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일 서울에서는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가 광화문 일대에서 ‘탄핵 반대 국민대회’를, 세이브코리아는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열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총괄대표로 있는 부정선거방지대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보수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강남역 앞에서 집회를 각각 개최했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광화문 부근에서 ‘9차 범시민 대행진’을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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