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자가 28일 “정부가 2천명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을 백지화한 다음에 다시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는커녕 의사 집단 목소리가 더욱 강경해지는 모양새다.

임 당선자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강행은 의정갈등 문제가 아니라 오로지 정부의 일방적 권력남용으로 촉발된 의료농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그는 강경투쟁을 시사했다. 임 당선자는 “의료현장 최전선에서 사투 중인 전투병 심정으로 결연하고 강한 모습으로 대응하겠다”며 “잘못된 정책에 대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올바른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를 사지로 몰아가는 망국의 의료정책을 죽을 각오로 막아낼 것”이라며 “정부가 촉발한 의료농단 사태에 심각성을 깨닫는다면 하루빨리 국민과 의료계에 진정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정부가 의대 증원 백지화를 하지 않는 한 “의료계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의 단결을 호소했다. 임 당선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된 힘”이라며 “우리가 강철 같은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4만 의사회원을 대표하는 대의원 여러분이 저를 도와 달라”며 “3년의 임기 동안 처참한 상태의 한국 의료를 목숨 바쳐 다시 살려 보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의협 의결기구인 대의원회 신임 의장에 선출된 김교웅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의협) 집행부가 잘하도록 대의원회에서 적극 후원할 것”이라며 “대의원회 모두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을 싣기도 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의협의 사업계획·예결산 심의·정관 개정 등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전국 주요 병원 교수들의 주 1회 휴진은 현실화하고 있다. 20여개 의대 교수가 속한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6일 총회 뒤 외래 진료와 수술·검사 일정 조정, 당직 후 24시간 휴식 보장을 위한 주 1회 휴진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강경하다. 지난 25일 출범한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인료인력 확충 등 4대 의료개혁 과제를 논의하겠다면서도 의대 정원 문제는 논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 안을 고수한다는 의미다. 경찰은 전공의의 집단행동을 부추긴 혐의로 지난 26일 임현택 당선자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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