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항도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이 공식 석상에서 고객센터 상담 업무를 “소멸되는 직종”이라고 규정해 상담노동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폄훼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시가 고객센터 정규직 전환을 지시했는데도 재단이 5년간 이를 외면한 상황에서, 이사장 발언이 공공기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직종 소멸’ 논리를 내세운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콜센터사업장 연석회의는 23일 서울 마포구 재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항도 이사장은 상담노동 폄하 발언을 즉각 사과하라”며 “정규직 전환 회피를 끝내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최 이사장은 지난 12일 열린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박유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질의에 “이 업종은 사회 전반에서 소멸되는 직종”이라고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이 정규직 전환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최 이사장은 “AI(인공지능)로 업무의 90% 이상이 해결된다”며 “콜 인입부터 끝날 때까지 3분이 안 걸린다”고 말했다. 또 “(정규직 전환 지연은) 기존 노조가 양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서울시는 2020년부터 재단 고객센터 상담은 직접고용이 타당하다며 수차례 고용 전환을 통보해 왔다. 그런데 최 이사장이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재단의 책임을 인정하기보다 노조에 논의 지연 책임을 돌리면서 노조는 거세게 반발했다.
임지연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서울신용보증재단고객센터지부장은 “다른 기관이 노사·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갈 때, 재단은 단 한 번의 협의도 없었다”며 “최 이사장 발언은 상담노동을 폄하하고 우리 삶을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고기석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AI가 모든 상담을 대체한다는 주장은 현실적 근거도 없고 공공기관장의 책임 있는 판단도 아니다”며 “시민의 생존과 재기를 지켜 온 상담노동을 소멸 직종으로 치부하는 일은 공공서비스를 흔드는 일이다. 노동을 배제하는 방식으로는 어떤 공공업무도 유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