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경기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을 방문해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SPC그룹 경영진을 질타했다.

“같은 현장에서 같은 사고 반복 문제”

이 대통령은 이날 열린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에서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너무 많다. 떨어져서 죽고, 깔려서 죽고, 끼어서 죽고, 이런 산업재해들이 불가피하게 정말 우발적으로 간헐적으로 예측 못한 상태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다고 하면 이해가 된다”며 “그런데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사실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추측할 수 있는 원인 중에 하나는 예방을 위한 비용과 사고가 났을 때의 대가가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며 “개별 사건마다 원인을 분석해 봐야 되겠지만 돈 때문에 또는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라면 그건 정말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 김지형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장, 김희성 SPC삼립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포함해 현장노동자와 SPC삼립노조 관계자가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같은 타 식품업체 공장장도 함께 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이 배석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산업재해 사망 현장을 조속한 시간 내에 방문해서 현황과 대응책을 강구해 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수차례 중대재해 근절과 산재 예방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 사고 시각부터 노동조건까지 상세히 질문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SPC 사망사고 발생 시각, 재해자 근무체계와 노동시간 등 노동조건에 대해 질문했다. 구체적으로 목격자가 있었는지, 교대근무와 휴식시간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휴식시간 동안 설비는 중단되는지 등 질문을 통해 사망사고 당시 구체적 경위를 확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3조2교대를 언급하며 “노동강도가 너무 세서 밤에는 졸릴 것 같다”고 말했고, 앞서 두 차례 끼임사고가 새벽시간에 발생한 것을 두고도 “일주일에 4일을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풀로 12시간씩 사람이 일을 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왜 12시간씩 맞교대를 시킬까, 8시간씩 일을 시키면 비용이 적은데. 추측하기에 임금 총액이 너무 낮아서 8시간씩 일을 시키면 일할 사람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노동자들의 부주의 탓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주의를 기울일 수도 없는 상황이 생긴 자체가 문제인 것”이라며 “업종의 특수성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돈보다 생명을 귀히 여기고 안전을 위해서는 비용도 충분히 감수하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노동부는 앞으로 각별히 평소에 갖춰야 될 안전설비와 안전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일상적으로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이 방문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는 지난 5월19일 오전 3시께 50대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 끼임사고로 숨졌다. SPC그룹 계열사 세 번째 중대재해로,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2022년 10월 경기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교반기 끼임사고로 숨졌고 2지난해 8월에는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반죽 기계 끼임사고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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