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포항 2공장을 폐쇄하기로 하고, 3공장 3제품장 도급계약도 연말까지만 유지하기로 하면서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 포항지부와 현대제철지회는 15일 오후 경북 포항시 현대제철 포항 1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공장 폐쇄는 2공장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포항공장 노동자와 가정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은 최근 노사협의회를 열고 포항 2공장 가동 중단 방침을 지회에 알렸다. 포항 2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포항 2공장 특수강 후처리 업무를 맡은 3공장 해당 공정도 올해 말로 중단하기로 했다. 3공장 해당 공정을 도급받아 운영하는 현대IMC와의 도급계약도 올해로 중단한다. 현대IMC는 여러 협럭업체를 통합해 현대제철이 100% 출자해 만든 자회사로 1~3공장 운영을 도급받았다.
“현대제철이 포항공장 방치해 가동 중단 유도”
지부는 현대제철이 포항공장을 방치해 2공장 가동 중단을 유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부는 “당진공장(제철소) 완공 뒤 포항공장 제품의 타공장(인천·당진) 대체 생산을 진행해 인천과 당진공장 생산물량이 늘었다”며 “특수강 사업 강화를 명분으로 2015년 포항공장 철근라인을 폐쇄하면서 2공장 중형제강·중형압연 설비투자와 3공장 3제품장 특수강 후처리 라인을 신설했지만 당진공장 특수강 공정에서 생산이 제대로 되지 않자 포항 2공장 특수강 물량과 인력을 빼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부는 줄곧 포항공장 투자확대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강원산업부터 30년간 포항공장을 지킨 노동자들은 매년 투자 필요성을 설파하고 포항공장 임원과 지속발전 가능한 포항공장을 설비투자에 합의해 왔다”며 “그러나 연간 500만톤 저탄소제품 공급체계 구축 계획 같은 경쟁력을 지녔음에도 포항공장이 다른 공장 대비 생산원가가 높다는 기업논리에 밀려 투자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대제철이 투자를 의도적으로 도외시하면서 포항공장 폐쇄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지부는 불법파견 소지를 없애기 위해 현대제철이 현대IMC를 만들어 포항공장 운영을 넘긴 뒤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아예 가동을 멈추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축소와 수익 극대화라는 기업논리만 앞세운 위장폐쇄”라며 “이번 폐쇄는 포항공장 전체 구조조정을 위한 시작”이라고 짚었다.
3분기 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전분기 대비 감소
사용자쪽은 경영부진에 따른 생산효율화라고 반박했다. 현대제철은 최근 건설경기 악화와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려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분기 980억원에서 3분기 515억원으로 465억원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4억원에서 적자로 전환해 16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강시황 침체와 중국산 저가제품 공사 영향으로 가동율 저하가 지속되고 있었던 상황”이라며“ 효율적 생산운영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포항 2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고 노사 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