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노조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자 노동자들이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고려아연노조(위원장 문병국)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단기 이익만 추구하는 사모펀드에 노동자 안위는 뒷전”이라며 “고려아연 노동자와 가족의 생존권 위협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노조는 윤종오 진보당 의원,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매수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도 했다.

비철금속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은 전자, 반도체, 이차전지 같은 첨단산업에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고려아연이 지분 33.99%(우호지분 포함)를, 영풍이 33.13%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그룹은 고 장병희 명예회장과 최기호 명예회장이 공동 설립한 기업으로, 고려아연은 최 명예회장쪽이, 영풍과 전자 계열사는 고 장 명예회장쪽이 경영했다. 그러다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취임하면서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이 불거졌다. 영풍은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2조원 규모 자금을 동원해 고려아연 지분을 공개매수하기로 한 상태다.

노조는 사모펀드로 매각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에서 “MBK파트너스는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제고를 핑계로 회사를 장악한 뒤 인력 감축, 투자 축소, 배당 이익 극대화, 외국자본에 매각하는 매국 자본”이라며 “안정적 일자리를 빼앗고 가족 생계를 위협하는 적대적 공개매수를 고려아연 2천여 노동자는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에 이어 20일에도 MBK파트너스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지역 정치권도 MBK파트너스로의 인수에 반대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가 위치한 울산 지역구를 둔 윤 의원과 김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MBK파트너스가 다국적 투기자본과 결탁해 비철금속 업계 세계 1위인 고려아연을 대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해 주시 중”이라며 “이런 시도는 대한민국과 울산 경제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BHC치킨, 네파 등을 인수해 가맹점 계약을 부당해지하고 인력 구조조정과 점포 매각, 물품 공급을 중단하는 등 잔혹한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남긴 투기자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외 매각계획이 없고, 고려아연 부채 규모가 5년 만에 35배 늘었다며 지배구조 개선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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