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공장이 전소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생산물량을 가져간 한국니토옵티칼의 매출이 고공행진 중이다. 노동계는 니토옵티칼이 한국옵티칼 노동자들을 고용승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와 경기지역본부는 2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옵티칼이 폐업한 뒤 니토옵티칼은 매출이 뛰어 신이 났다”며 “한국옵티칼에서 그 물량을 생산하던 노동자 11명 고용승계는 안 하겠다며 안면수심 태도로 돌변했다”고 말했다.
한국옵티칼 구미공장이 2022년 10월 화재로 전소한 뒤 11월 청산을 발표하면서 당초 한국옵티칼이 생산하던 LCD 편광필름 물량은 쌍둥이 기업인 니토옵티칼로 옮겨 갔다. 두 기업은 모두 일본 닛토덴코 그룹이 소유한 곳으로, 각각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에 LCD 편광필름을 납품했다. 이 과정에서 늘어난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니토옵티칼은 신규채용도 꾸준히 진행했다.
이후 니토옵티칼 실적은 날개를 달았다. 구미공장 화재 약 한 달 뒤 한국옵티칼이 청산절차에 돌입하자 니토옵티칼 매출은 한국옵티칼 폐업 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크게 성장했다. 2022년 3월 기준 8천293억3천만원이었던 매출은 2023년 3월 기준 9천715억5천만원으로 17% 증가했다. 업계평균과 비교하면 무려 3천815%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고공행진했다. 2022년 3월 378억1천만원이던 영업이익은 2023년 3월 440억4천만원으로 16% 늘었다. 이 역시 업계평균과 비교해 7천538% 수준이다.
노동자들은 “업계 평균 매출이나 영업이익 모두 유례없는 대박인데도 그 물량을 생산하던 노동자 11명 고용승계는 법인이 달라 안 하겠다고 한다”며 “그간 니토옵티칼은 지역만 다를 뿐 우리(한국옵티칼·니토옵티칼) 모두 똑같은 ‘원-닛토’라며 가족정신을 강조했는데 하루아침에 안면몰수, 안면수심의 태도로 돌변했다”고 강조했다.
최현환 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은 “고객사 납품을 핑계로 구미공장 물량을 평택으로 빼돌리고 그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니토옵티칼 평택공장은 30여명을 채용했다”며 “신규채용으로 물량을 생산할 게 아니라 당연히 구미공장 노동자가 일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한편 지회는 청산 방침 이후 한국옵티칼 구미공장 내에서 천막농성을 이날로 485일째, 고공농성을 142일째 진행하고 있다. 니토옵티칼 평택공장 앞에도 천막을 설치해 이날로 9일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