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 전소 뒤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천막과 고공농성을 이어 온 노동자들이 자매사인 한국니토옵티칼 평택공장에 천막을 쳤다.

20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노조와 노조 옵티칼하이테크지회는 지난 19일 밤 니토옵티칼 평택공장 앞에 컨테이너와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니토옵티칼은 한국옵티칼과 마찬가지로 일본 닛토덴코 그룹의 한국 자회사다. 두 곳 모두 LCD 편광필름을 생산한다. 니토옵티칼은 삼성디스플레이에, 한국옵티칼은 LG디스플레이에 각각 납품해 왔다. 한국옵티칼은 2022년 10월 화재로 구미공장이 전소하자 청산을 방침을 밝혔다. 이에 반발한 노동자들은 자매사인 니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지난해 1월30일부터 공장부지 내 농성을, 올해 1월8일부터 전소한 공장 위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날로 고공농성 134일째다.

농성이 장기화하면서 한국옵티칼 청산인쪽은 손해배상을 위한 재산 가압류를 신청해 농성 중인 조합원의 전세보증금과 부동산을 압류하기도 했다. 현재 가압류는 취소됐다. 다만 공장철거 방해금지 가처분은 받아들여져 매일 950만원씩 부과되고 있는 상태다.

노조는 “일본 닛토덴코 자본은 생산을 멈춘 구미공장 물량을 모두 평택공장으로 가져갔으면서 구미공장에서 일한 노동자 고용만은 승계하지 않았다”며 “쌍둥이 회사인 니토옵티칼은 무대응으로 일관하지 말고 사회의 정의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의 삶을 위해 농성 요구에 답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경찰에도 섣부른 강제철거 시도에 나서지 말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경찰은 농성장을 철거할 권한이 없고, 강제철거는 위법”이라며 “행정관청이 권한을 가졌지만, 행정대집행 역시 도로의 통행 및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할 때 이뤄지는 것으로, 농성장이 위치한 곳은 통행량이 많지도 않고 인도 전체를 막은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평택시는 이날 1차 계고장을 전달하고 22일까지 철거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옵티칼 사태는 2년 가까이 지나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청산인쪽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과 지회가 만났지만 일회성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노조 집회가 평택공장에서 열렸을 때 조합원 다수가 연행되는 상황도 발생해 관계가 냉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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