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노총 출신 국민의힘 당선자 축하간담회 자리에서 임이자 의원, 김위상 당선자와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한국노총 출신 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노동자를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지지해 달라”며 한국노총에 손을 내밀었다. 한국노총은 “많이 도와 달라”고 답했다. 2022년 대선과 같은해 지방선거, 지난 4월 총선을 거치며 쌓인 양측의 묶은 갈등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한국노총, 임이자·김위상 당선자와 축하간담회

한국노총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한국노총 출신 국민의힘 당선자 축하간담회를 개최했다. 4월 총선에서 당선한 한국노총 출신 의원은 여당 3명, 야당 7명이다. 간담회에는 임이자 의원과 김위상 당선자가 참석했다. 김형동 의원은 국회 일정이 길어져 약속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한국노총은 주요 선거마다 출신후보의 당선을 우선과제로 삼았다. 정부·여당과의 갈등이 어느 때보다 깊은 가운데 치러진 4월 총선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11명의 출신후보 당선을 지원했다. 이 중 10명이 22대 국회에 입성했다.

한국노총의 이런 정치사업과 무관하게 최근 한국노총과 출신 국민의힘 의원은 거리를 둬왔다. 2022년 대선에서 당시 한국노총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자 한국노총 일부 조직과 출신 의원 일부가 공개적으로 반발하면서 수면 아래 있던 갈등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지난해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특정 여당 의원이 특정 후보 선거를 돕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갈등은 증폭됐다. 4월 총선에서 한국노총이 ‘반노동자 정당 심판’을 선거방침으로 정하면서 양측의 거리는 더 멀어졌다. 한국노총과 출신 여당 의원 간 개별적 만남·교류는 있었지만 공식적인 관계 회복은 없었다.

이날 간담회는 여당 의원이 소회를 밝히는 것으로 시간 대부분을 할애했다. 임이자 의원이 지난날을 돌아보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인사말에서 “8년 전 비례대표로 당선되고 한국노총 행사장에 가서 엄청난 야유를 받았을 때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 일이 생각난다”며 “이제 3선 의원에 당선되면서 한국노총 출신으로서 그에 걸맞은 책임과 정책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당 지도부 등) 누구를 탓할 수 있는 기간은 이제 지났고 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말 한국노총과 제대로 호흡을 맞춰서 노동자를 위해서 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 열린 25회 민생토론회에서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법률(가칭·노동약자 지원법)’ 제정과 노동법원 설치 법안 발의를 약속한 바 있다. 임 의원은 “노동법원 설치 부문은 저도 정말 깜짝 놀랐다”며 “조직화되지 않은 노동약자, 조직화하고 싶어도 못 하는 노동자에 대한 지원을 한국노총과 머리 맞대고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노동문제는 여야 힘 합쳐야 가능 … 한국노총이 역할 해야”

한국노총의 도움이 필요하다고도 호소했다. 그는 “의석수가 많다고, 정권을 잡았다고 해서 노동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을 한국노총 식구들도 잘 알 것”이라며 “여기는(노동문제는) 여야가 힘을 합쳐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기업 경영성과를 노동자와 같이 공유하는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 출신의 김위상 당선자는 “한국노총이 바라는, 노동자가 바라는 노동정책은 단 한 번에 이뤄지기 힘든 것이 많다”며 “여야가 한마음이 됐을 때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한국노총이 국민의힘에 많은 힘을 불어넣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노동자의 어려움은 한국노총과 우리가 잘 알기 때문에 같이 노력해야 한다”며 “노총 출신 의원들과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세 분이 당선 된 것은 한국노총의 복”이라며 “앞으로 많이 도와 달라”고 인사했다.

비공개 간담회 자리에서도 임 의원은 지난 감정을 털어내려 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반대해서 법안 처리가 안 되고, 그런 오해가 쌓이다 보니 될 것도 안 되고, 안 될 것은 더욱 안 되는 악순환”이라며 “그동안 한국노총을 중심에 뒀고 믿건, 안 믿건 한국노총 조직이 세력화하고 커지는 데 (국회활동)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도 “선거 과정에서 노동자의 싸늘한 마음을 많이 느꼈고, 8년 전 임이자 의원도 그랬을 것 같다”며 한국노총의 응원을 기대했다.

22대 국회 환노위에서 여당은 5명의 위원을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 지도부는 임이자 의원에게 환노위 참여를 요청한 상태다. 우재준·김소희·김용태 당선자의 배정이 유력한 가운데 나경원 전 의원의 합류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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