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마사회노조가 2월28일 경기도 과천 한국마사회 앞에서 김우남 회장 출근저지 투쟁을 하는 모습.<자료사진 한국마사회노조>

올해 초 취임한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이 전직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앉히려다 무산되자 비상근 자문위원으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국민권익위원회 권고로 비서실장 채용이 어렵다”고 보고한 직원에게 욕설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2일 한국마사회 노사에 따르면 3선 국회의원 출신 김우남 회장은 지난달 취임 이후 비서실장으로 의정활동 당시 함께했던 전직 보좌관 채용을 지시했다. 당초 비서처럼 가까운 거리에서 회장을 보좌하는 직책은 특별채용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권익위가 임의채용 규정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개선권고를 한 뒤 불가능해졌다.

노조는 김 회장이 이런 사실을 보고한 직원에게 ‘새끼’ ‘인마’ ‘자식’ ‘놈’ 같은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잘라 버리겠다”는 폭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김 회장이 특별채용을 시도했던 전직 보좌관은 마사회 비상근 자문위원이 된 상태다. 최근 김우남 회장이 위촉직·개방형 직위로 채용을 다시 검토하도록 지시하면서 말산업발전위원회 간사로 위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사회쪽 관계자는 “권익위 권고 이후 규정 정비가 안 된 것을 모르고 지시했던 것”이라며 특혜채용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비상근이라 업무에 제약이 있어 개방형 직위공모를 활용해 채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한 것뿐”이라며 “진행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노조는 김우남 회장이 정부 지침에 반해 측근 채용을 고집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측근 채용을 고집하다 가로막히자 우회 채용을 강요하는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특채가 어렵다고 보고한 소관 본부장과 간부를 비난하고 부당한 지시를 강요한 것은 회장의 기본적 인성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막말·갑질 의혹도 제기됐다. 김우남 회장이 보고를 받거나 업무를 지시하면서 간부·노동자에게 일상적으로 막말을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입에 맞지 않는 식사를 준비한다고 ‘XX새끼’, 시간 없는데 보고하려 한다고 ‘○○새끼’ 등 폭언이 일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김우남 회장은 국회의원 때 마사회 임직원 급여와 복지수준이 과하다며 마사회 노동자 개인 급여명세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마사회와 갈등을 빚었던 전력이 있다. 이 때문에 노조는 지난 3월 김우남 회장 임명 당시 한때 출근을 저지했다. 노조는 “출근저지 투쟁 과정에서도 김우남 회장은 노조위원장을 하대해 무례하다는 지적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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