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오후 국회 앞에서 열린 2019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노조할 권리 쟁취, 노동법 개악 저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저는 문재인 정부와 정책연대의 당사자입니다. 정부가 지금 당장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노동자의 분노가 거대한 저항이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합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의 말에 조합원 3만여명이 "투쟁"으로 답했다.

한국노총이 지난 16일 오후 국회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국회의사당 앞에서 산업은행까지 이어지는 도로는 전국에서 올라온 3만여명의 조합원들로 가득 찼다.

한국노총은 "정부와 집권여당이 노동존중 정책기조에서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노동자와 국민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300명 미만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시행유예와 특별연장근로(인가연장근로) 요건 완화 시도를 우려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시간단축 근간을 흔드는 시도는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 성패를 가르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16일 국회 앞에서 열린 2019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노동법개악 저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김주영 위원장은 "흔들리는 '노동존중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악을 시도하는 국회를, 분노한 노동자의 함성으로 포위하고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총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기본협약) 비준과 노조법 전면개정을 통한 노동기본권 보장 △주 52시간 상한제 현장안착 및 사각지대 해소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온전한 정규직화 쟁취 △최저임금 제도개악 저지와 통상임금 범위 확대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과 경제민주화 쟁취 △국민연금 개혁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촉구했다.

올해 7월 파업을 한 차례 유보했던 우정노조는 12월 파업을 예고했다. 이동호 위원장은 투쟁사에서 "정부 약속을 믿고 파업을 유예한 지 4개월이 지났는데 집배원 4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노동존중 사회 실현 약속을 뭉갠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고 외쳤다.

이날 대회에는 '무노조 경영' 대명사 삼성전자에 한국노총 깃발을 꽂은 삼성전자노조가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진윤석 위원장은 "삼성의 일방적인 경영을 바꾸고 직원들이 경쟁 대상이 아닌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불공정과 불평등 위에 쌓아 올린 성장은 지속가능하지 않고 저임금·장시간 노동체제에서 혁신은 자라지 않는다"며 "한국노총 100만 조합원은 정부와 국회의 노동개악 시도를 분쇄하고 노조할 권리를 강화하는 법·제도 개선을 위해 총력 투쟁하겠다"는 투쟁결의문을 낭독하고 오후 3시께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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