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네 번째 노조인 삼성전자노조(위원장 진윤석)가 14일 "급여와 PS(경영성과급) 근거와 기준을 회사에 명확히 따지고 고과와 승진이 회사 무기로 사용되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노조 설립신고 절차를 지난 13일 마무리한 후 첫 공식 행보다.

노조는 이날 오픈채팅방에 노조 설립신고증 사진과 함께 '삼성전자 동료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올렸다. 오픈채팅방이 개설된 뒤 노조 명의로 글이 게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설립 과정과 목적을 소개하며 참여를 호소했다. 가입신청서도 첨부했다.

노조가 올린 글에 따르면 2013년 서로 부서가 다른 7명의 사원이 노조설립에 의기투합해 물밑작업을 했다. 지난해 뜻을 같이하는 동료(조합원)가 100명을 넘어 노조설립 절차에 착수했지만 삼성전자에 잇따라 3개 노조가 설립되면서 중단했다. 이들은 세 번째 설립한 노조와 합병을 논의했으나 상급단체 이견으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께 설립한 세 번째 노조는 삼성전자 전국사업장을 조직대상으로 한다. 조합원이 30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노조는 "보안상 이유로 노조설립 법적 충족인원인 3명으로 노조를 설립했다"며 "모집활동을 본격화하지 않고 지인 위주로 조심스럽게 활동했음에도 조합원 400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첫 시작은 급여상승률에 대한 근거·고과와 정원·승진TO에 대해 회사가 아무 대답하지 않는 것에 대한 단순한 의문이었다"며 "그때부터 주변을 돌아보니 회사 문화가 시대를 역행하고 언제부턴가 절대자 1인의 철학에 따라 바뀌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불통과 단절을 고수하는 회사를 상대로 어떻게 소통할지 고민한 결과 유일한 수단은 노동조합이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특히 "회사가 잘되길 바라지만 사원 희생만 강요하며 귀를 닫는 회사가 된다면 투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어 "협력사와 함께하는 노조가 되겠다"며 "협력사 노조 설립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최우선 과제로 '급여와 PS 산정의 공정한 지급'을 꼽았다. 삼성은 사업부별로 1년 실적이 목표를 초과달성하면 초과이익의 20% 한도에서 개인별로 연봉의 최고 50%까지 성과급을 지급한다. 같은 삼성이라도 소속 사업부에 따라 성과급이 다르고 개인별로도 실적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삼성에는 삼성전자와 삼성후자가 있다"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SK하이닉스는 생산직의 경우 노사협상 결과에 따라 일률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한다.

노조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연다. LG전자노조와 SK하이닉스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해 연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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