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노조설립 움직임이 거세다. 회사가 지난해 1조9천억원의 영업이익에도 ‘성과급(OPI) 0% 방침’을 밝힌 뒤 사내에 “노조하자”는 목소리가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30일 카카오톡에 개설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설립’ 오픈채팅방에는 반나절 만에 1천500여명이 모였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10분께 한국노총 홈페이지 게시판에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설립 문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사람은 “사측이 2019년 8월23일 일방적으로 OPI(옛 PS) 지급 방식을 변경했다”며 “이후 지속적인 언론플레이를 통해 0% 지급을 선공유하더니 임직원에게는 관련 사항을 일절 공유하지 않고 금일 언론플레이한 대로 0%를 공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다수 임직원들이 동의하지 못하는 건 1조9천억원이라는 영업이익을 번 회사에서 단 한 푼의 OPI도 지급하지 않는 것”이라며 “노조설립이 가능한지 문의한다”고 덧붙였다. 이 글은 오후 5시 현재 조회수 8천786회를 기록했고, 166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은 대부분 “지지한다” “관리자급도 가입하게 해 달라” “노조가 있으면 반드시 가입하겠다”는 내용이다.

비슷한 시각에 개설된 오픈채팅방도 불이 났다. 1천500여명이 접속해 노조설립 방법부터 상급단체 논의까지 의견이 쏟아졌고, 네이버 밴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설립’ 방 개설로 이어졌다. 네이버 밴드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보다 폐쇄성이 높아 노조설립 전 단계에 상황을 공유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노조설립 추진속도가 1년 이상 걸렸던 삼성전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29일 삼성전자노조가 발송한 노조가입 독려 메일을 무단으로 삭제해 부당노동행위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노총과 금속노련은 30일 성명을 내고 “반세기 넘게 노조를 혐오하고, 노조설립과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삼성의 노조 혐오증이 재발했다”며 “헌법을 무시하고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는 삼성의 천박한 노동관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부당노동행위는 반복될 것이며, 노사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