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화섬식품노조

게임산업 종사자 절반(58%)은 게임산업이 침체한 원인으로 “경영진의 잦은 의사결정 번복과 단기적 사업모델(BM)”을 꼽았다.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는 “죄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는 게임사에 재직 중인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응답자는 425명이다.

경영진의 잦은 의사결정 번복 문제를 꼬집은 이들은 양질의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의사결정 번복을 최소화하고 창작자 의견을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확립(58%)해야 한다’는 대목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선정했다. 이어 ‘한탕주의식 사업모델 지양 및 장기적 게임 수명 확보’(54.1%)를 지목했다. 게임 사업모델의 가장 큰 문제로 ‘단기수익 목표로 인한 게임 수명 단축’(67.1%)이 꼽혔는데, 게임성을 저해해 수명을 낮춘다는 인식이다. 게임성을 저해하는 요소로는 이른바 ‘현질’(현금결제)을 유도하는 ‘P2W(Pay to Win)식 사업모델(54.8%)’과 이른바 ‘가챠’(뽑기)로 부르는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의존’(43.1%)을 꼽았다. 둘 모두 모바일게임 위주의 국내 게임산업의 악성 관행으로 지목되는 요소다.

노동자들은 노동환경과 관련해서는 고질적인 인력부족을 호소했다. 응답자 45.9%는 프로젝트 혹은 팀의 규모 대비 개발 인력이 적정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장시간노동에 따른 부작용도 호소했다. 복수응답으로 물은 결과 ‘육체적·정신적 피로 누적 및 건강 악화’ 81.3%, ‘업무 집중도 및 생산성·효율성 저하’ 71.7%로 나타났다. 노조는 “과도한 노동이 비효율을 낳는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주 52시간 상한제로 게임산업 경쟁력이 악화됐다는 주장은 일축했다. 응답자 95.7%는 경쟁력 악화의 주범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응답자는 창의적 시도를 위한 지원과 노동법을 준수한 노동환경을 마련해야 게임산업이 지속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응답자 70.3%는 ‘창의적·다양한 시도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및 펀드 지원’을 주문했다. 48.1%는 ‘노동법 준수, 감독 강화 및 노사상생 문화 지원’을 요구했다. 양산형 모바일 게임 일변도의 개발 문화를 일신하고, 노동법을 준수한 노동환경 조성을 통해 창의성을 발현해야 한다는 맥락이다.

노조는 “정책적 요구와 함께 수익성만을 목적으로 하는 개발을 지양하고 게임의 본질적 재미와 예술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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