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분해설비(NCC) 감축을 뼈대로 하는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이 추진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주요 10개 석유화학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며 “이후 기업으로부터 계획을 제출받아 연말까지 최대 370만톤 규모의 NCC 감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석유화학산업 과잉공급 문제는 명약관화하지만 국내 업계는 이 문제를 직시하지 못했다”며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음에도 국내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고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과잉설비 감축 및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으로의 전환 △재무 건전성 확보 △지역경제·고용영향 최소화를 구조개편 3대 방향으로 강조하고 △3개 석유화학 산업단지 대상 구조개편 동시 추진 △자구노력 및 타당성 있는 사업재편 계획 마련 △정부의 종합지원 패키지 마련을 정부지원 3대 원칙으로 확정했다.
핵심은 NCC 감축이다. 270만~370만톤 감축이 목표다. 현재 석유화학 산업위기가 두드러진 여수국가산업단지에는 NCC가 7기나 몰려 있다. 가동률이 70%대로 하락해 NCC 보유 기업은 물론 유관산업까지 침체에 빠졌다.
구 부총리는 속도감 있는 자구노력과 사업재편을 강조했다. 그는 “버티면 된다,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안이안 인식으로 당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구속력 있는 사업재편 및 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말이 아니라 당장 다음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지속해서 경보음이 울리다가 올해 들어 급속도로 불황이 확대됐다. 석유화학산업 호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시장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설비투자를 늘린 탓이 크다. GS칼텍스와 LG화학 등 대기업은 2021년과 2022년 연이어 NCC 부문에 진출하거나 투자를 늘리면서 여수산단 NCC 설비를 늘렸다. 고작 2~3년 이내의 공급과잉을 예상하지 못하고 천문학적인 투자를 한 셈이다.
한편 정부는 산업위기가 지역위기로 확대한 여수시를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다. 고용노동부는 19일 고용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여수시와 광주시 광산구를 각각 지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