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과 티모시 스미스(Timothy Smith) 전미자동차노조(UAW) 8지역본부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상호약속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 장창열 금속노조 위원장과 티모시 스미스(Timothy Smith) 전미자동차노조(UAW) 8지역본부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상호약속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금속노조(위원장 장창열)와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다국적기업의 공급망 위협에 맞서 교섭 전략을 공유하고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양 노조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다국적 자동차산업 공급망 노동자 권리 보장을 위한 상호약속’ 체결 기자회견을 열었다. UAW는 금속노조 초청으로 내한했다. 이날 양 노조는 △교섭 전략 및 결과와 관련된 노조 소식 공유 △노조활동을 통한 정부산업, 노동정책 변화 공유 △자동차산업 및 공급망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협력 및 사례와 성과 공유 △상대 노조 조합원에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중대한 경영상 결정 또는 경영 전략상 변화 인지시 관련 정보 공유 등을 약속했다.

양 노조는 전 세계 자동차산업 노동자를 둘러싼 동향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들은 정부와 자본이 노동자를 상호 경쟁 구도로 몰아넣어 국제적인 하향 평준화 경쟁을 유도하고, 그 결과로 기업이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고 봤다. 또 전기차 전환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로 인한 교통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공감했다. 양 노조는 “불확실성의 시기일수록 노조는 국경을 넘어 교류·협력하고 상호지원과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장창열 위원장은 세계적인 노동자 연대를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미국이 자국 내 제조업 부흥을 명분으로 관세정책을 펴고, 이 때문에 한국은 산업공동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미국 노조를 왜 만나냐는 의문도 노조 내부에 있다”며 “자본은 언제나 노동자가 일자리나 노동조건을 두고 서로 경쟁하거나 반목하기를 바라지만 노동자를 끊임없는 경쟁 굴레로 밀어 넣는 자본에 맞서 연대로 승리한 것이 전 세계 노동운동의 역사”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상호약속이 금속노조와 UAW 간 연대뿐 아니라 전 세계 노동자 연대를 촉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티모시 스미스 UAW 8지역본부장 겸 전미집행위원도 연대 형성에 방점을 찍었다. 스미스 지역본부장은 “전기차로의 전환이 이미 시작됐고 변화의 속도가 빠르며 기업과 정부는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며 “그렇다고 이런 전환 때문에 노동자가 바닥을 향한 경쟁에 내몰려서는 안 되며 기업은 부를 축적하고 노동자는 뒤처져 밀려나게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의 탐욕은 멈춰야 하며 정부의 침묵도 멈춰야 한다”며 “그래서 UAW는 금속노조와 함께 협력해 연대로 나아가 전략을 공유하며 함께 조직하고 국경과 바다를 넘어 전 세계 노동자 계급을 위해 일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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