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한 데 정치권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선거운동과 단일화에 청신호가 떴다는 반응이지만 야당에서는 “위장 탈당”으로 여전히 내란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는 비판이 앞서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탈당을 공식화했다. 그는 “길지 않은 정치 인생을 함께하고 저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국민의힘을 떠나는 것은 대선 승리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밝혔다.
후보교체 논란, 저조한 지지율, 부실한 선거운동 같은 국민의힘 혼란 속에서 김문수 대선후보는 당 안팎에서 윤 전 대통령 출당을 요구받아 왔다. 하지만 김 후보는 “계엄권이 발동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내란은 인정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탈당 요구에는 “윤 전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고 회피해 왔다.
국민의힘에서는 희망적인 반응이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제주도 유세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판세가 쉽지만은 않지만 이제 전 대통령의 탈당, 한동훈 전 후보의 유세 합세로 우리의 당을 조금 떠났던 지지자들의 마음이 결집되고 있다”며 “앞으로 2주가 남았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9회말 2아웃의 역전 만루홈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등을 요구하며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았던 한 전 대표는 같은날 자신의 SNS에서 “다음주에는 현장에서 국민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탈당을 하면서도 12·3 내란사태에 대해서는 한마디 사과조차 없었다. 오히려 자신이 당을 떠나는 것이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18일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선거용 위장 탈당 쇼를 두고 ‘내란의 강’을 건넜다고 우긴다”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탈당이 아닌 제명이나 출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음에도 위장 탈당쇼를 벌인 것은 국민의힘이 내란의 강을 건너지 못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성호 개혁신당 선대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화 이후 어느 대통령도 윤석열처럼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국민과 대결한 적은 없었다”며 “국민의힘은 정치적 공학을 노린 윤석열과의 거리 두기는 실패했으며, 이 대선에서 얻을 수 있는 건 단 하나 국민의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