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2·3 비상계엄으로 고통받은 국민에게 사과하겠다면서도 그 비상계엄을 주도하고 탄핵된 윤석열 전 대통령 출당에는 반대하면서 비판받고 있다.

김문수, 윤석열 탄핵·출당엔 선 그어
민주당 “내란 옹호한 전광훈과도 결별해야”

김 후보는 13일 오전 대구경북 선대위 출범식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자기가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을 가지고 면책될 수가 없고, 그렇게 하는 것은 도리도 아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느냐, 안 하느냐는 본인의 뜻”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잘못한 일이 있다고 판단해서 탈당하라고 한다면 우리 당도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자진 탈당 안 하면 출당이나 제명 조치도 검토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김 후보는 “현재로선 그런 건 생각한 적 없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전날 채널A 인터뷰에서 “계엄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계엄에 대한 첫 사과 의사로 보였지만, 김 후보쪽에서는 “계엄 자체에 대한 사과가 아닌, (계엄으로 인해) 고통을 겪은 국민께 사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줄곧 반대했으며 이번 대선 국면에서도 별다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계엄에 대해서는 어정쩡한 입장을, 탄핵과 출당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위장 사과”라고 맹공을 펼쳤다. 윤호중 중앙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총괄본부장단회의에서 “전날 윤석열 재판에서 ‘총을 쏴서라도 끌어내라’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수방사 부관이 증언했다”며 “내란의 참혹한 진상이 점점 드러나는데 김문수 후보는 안 하느니만 못한 ‘위장 사과’로 한 번 더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과 석 달 전 국회에서 ‘계엄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우기지 않았느냐”며 “양 머리 걸고 개고기 팔아 국민의 뒤통수를 쳤던 ‘양두구육 시즌2’가 아니라면, 즉시 김문수 후보는 당무 지휘권을 발동해 내란 수괴 윤석열부터 출당 조치하는 것이 진정한 사과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란을 옹호하고 선동한 전광훈 목사와도 단호하게 결별하라”며 “말뿐인 위장 사과로는 윤석열이 지지하고 전광훈이 조종하는 극우 내란세력의 아바타라는 이름을 벗어낼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준석 “윤석열 출당하고 후보직 사퇴해야”
이재명 “좌우·색깔·지역 따질 여유 없다”

김문수 후보가 ‘빅텐트’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도 이날 대구 경북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계엄이 잘못된 것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며 “그런 옆구리 찔러서 하는 그런 발언은 큰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김문수 후보가 계엄에 대해서 진짜 잘못됐다고 판단한다면 즉각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고 본인은 그 반탄 세력에 힘입어서 후보가 된 사람이기 때문에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이날 ‘민주당 험지’로 꼽히는 대구경북을 찾아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후 대구 집중유세에서 “여러분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 여러분을 위해 일하는 정치집단을 선택해 달라”며 “(파란색이든 빨간색이든) 색깔이 무슨 상관이 있나.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고, 박정희 정책이면 어떠냐”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고, 삶이 개선돼서 ‘이재명 잘한다’라는 소리를 들으면 저한테도 좋은 일이니까, 좌우, 색깔, 지역, 출처 가릴 필요 없는 것 아니냐”며 “우리가 지금 편 가르고, 색깔 따지고, 연고 따질 그런 여유가 있느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