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49일을 앞둔 15일 거대 양당이 경선 후보등록을 마쳤다. 더불어민주당 3명, 국민의힘 11명으로 ‘대진표’가 완성됐다.
이재명 독주 속 김동연·김경수 추격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하루 대선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후보자 등록을 접수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등록을 마쳤다. 이재명 예비후보의 독주에 김동연·김경수 예비후보가 도전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세 후보 중 가장 먼저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는 자신의 SNS에서 두 경쟁주자와 조국혁신당을 거론하면서 “우리 모두는 내란을 종식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 갈 동지”라며 “치열하게 경쟁하되, 통 크게 단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4기 민주정부 탄생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대선에 임하겠다”며 “민주헌정수호 연대로 반드시 내란을 종식시키고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경선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밝히는 경선이 되도록 후보자 한 사람으로 국민과 당원께 적극적으로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독주체제 속 흥행 우려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오후 민주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많은 당원 동지 여러분이 경선 흥행에 빨간불을 걱정한다”면서도 “반드시 파란불을 켜겠다. 돌풍을 불러일으키겠다”고 밝혔다.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채택한 민주당은 이달 16~27일 12일간 권역별 순회경선을 4차례에 걸쳐 실시한다. 권역별 온라인 투표는 △1차 충청권 16~19일 △2차 영남권 17~20일 △3차 호남권 23~26일 △4차 수도권·강원·제주 24~27일 순으로 진행된다. 각 권역별 경선 마지막 날인 19일 청주체육관,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 26일 김대중컨벤션센터, 27일 킨텍스에서 합동 연설회를 개최하고 해당 권역별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국민선거인단 투표는 21~27일 중 이틀에 걸쳐 투표하기로 했다. 최종 후보는 각 권역별 경선 결과와 일반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합산해 27일 확정된다.
김문수·홍준표·한동훈 3강+1개 티켓은?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도 이날 경선 후보자 등록을 끝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나경원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양향자 전 개혁신당 의원 등 11명이 등록했다.
국민의힘은 16일 서류심사를 거쳐 부적격자를 배제한 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17일 ‘미디어 데이’를 통해 토론 조를 추첨하고, 18일에는 비전대회, 19~20일에는 A·B조로 나눠 조별 후보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4명으로 후보가 추려지는 1차 경선(컷오프) 진출자는 22일 발표한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의 최대 관건은 ‘4강전’에 들어갈 수 있느냐다. 현재 김문수·홍준표·한동훈 예비후보가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유권자 1천5명에게 장래 대통령감을 물은 결과 이재명 전 대표 37%, 김문수 전 장관 9%, 홍준표 전 시장 5%, 한동훈 전 대표 4%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김문수 전 장관 27%, 홍준표 전 시장 14%, 한동훈 전 대표 13% 순이었다.
나머지 1개의 티켓을 두고 안철수·나경원 의원이 각축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안 의원 지지율은 전체에서는 2%,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3%를 기록했다. 나 의원은 조사 대상에서 빠졌지만 당내 입지가 강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해당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co.kr)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은 23~29일 2차 경선(2차 컷오프)을 거쳐 2명 경선 진출자를 상대로 3차 경선을 치른다. 후보자 1명이 과반 득표시 3차 경선은 실시하지 않는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다음달 3일까지 3차 경선을 통해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진보당·사회대전환연대회의 경선 ‘눈길’
거대 양당이 대선후보를 선출했다고 해서 끝은 아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속에서 제3지대론 역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국민의힘 한쪽에서는 ‘한덕수 출마론’을 키우는 한편 한쪽에서는 누르는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국회의원 54명이 한 대행 출마를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54명은 1차 집계이고,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후보를 지지하는 의원들까지 추가될 수 있다는 설명도 내놨다.
반면에 국민의힘 지도부와 예비후보들은 이런 움직임에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덕수 권한대행은 국민의힘 경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며 “추가적인 출마설 언급은 국민의힘 경선 흥행은 물론 권한대행으로서의 중요 업무 수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문수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경선하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땐 조금 맥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시장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으로 인해 생긴 대선인데 탄핵당한 정권에서 총리를 한 분이 대통령 나오겠다고 하면 국민이 납득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국민이 아닌) 몇몇 의원이 ‘이건 어떠냐’며 바람 잡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유승민 전 의원, 민주당 경선을 거부한 김두관 전 의원, 이낙연 상임고문이 소속된 새미래민주당의 선택도 제3지대론에서 변수로 남아 있다.
진보정당에서도 대선후보 선출을 위해 잰걸음 중이다. 진보당은 김재연 상임대표와 강성희 전 의원이 경선을 치르고 있다. 최종 대선후보는 이날부터 당원 총투표를 통해 19일 확정된다.
노동당·녹색당·정의당과 노정추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가자! 평등으로 사회대전환 대선 연대회의(사회대전환연대회의)’는 14~15일 후보등록 결과 권영국 정의당 대표와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맞붙는다. 이들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고공농성장 앞에서 경선 후보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연다. 27~30일 선거인단·시민투표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