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동자들이 경영진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가 반복된다며 도덕적 해이를 추궁했다.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24일 성명에서 “언론을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전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 소식이 전해졌다”며 “회사가 어렵고 노동자 임금도 확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영진이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비판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언론에 따르면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전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 주식 만기 도래를 앞두고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시세와 비교해 얻은 이익은 95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스톡옵션은 일정 기간 내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일컫는다. 정 전 대표는 2020년 대표를 사임한 뒤 특정한 업무를 담당하지 않으면서 지난해까지 재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회는 “사용자쪽이 정 전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를 지원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계열사 최초로 임금·단체교섭이 결렬됐고 올해 임금협약도 결렬이 예상될 뿐 아니라 사법리스크에 노출돼 압수수색과 과징금 부과를 겪었는데 전 대표는 차익 실현을 시사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용자쪽은 정 전 대표가 보유한 주식을 매도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스톡옵션 만기가 도래해 불가피하게 주식을 매수한 것”이라며 “매각 계획 없이 보유할 예정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지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미 주식시장 상장 전인 2021년 카카오모빌리티 임원이 스톡옵션을 활용해 최대 30억원가량 시세차익을 얻은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회에 따르면 안아무개 카카오모빌리티 최고사업책임자(CBO)는 2021년 스톡옵션을 행사해 17만6천주를 매도했다. 당시 안 CBO의 스톡옵션가는 5천411원이었다. 매도 당시 카카오모빌리티 장외 시세는 1만~2만원대 중반으로 추정됐다. 지회는 “당시에도 사용자쪽은 스톡옵션 행사 시기가 도래해 행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며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 대부분은 복잡한 행사조건과 낮은 시장가, 비상장주식 매도의 어려움 등으로 스톡옵션이 무용지물인 상황에서 임원은 행사와 매도로 차익을 실현했다”고 지적했다.
지회는 카카오 임원들의 스톡옵션 행사와 매도에 따른 도덕적 해이가 극심하다며 가이드라인 제정을 촉구했다. 지회는 “스톡옵션 매도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선할 것”이라며 “다수의 주주, 내부 구성원과 동떨어진 경영진 보상정책을 개선할 것을 김범수 전 의장과 이사회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