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캐나다와 멕시코, 그리고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관세전쟁 포문을 열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즉각 보복관세를 천명했다. 동맹국까지 관세 ‘사정거리’에 넣고 있어 우리나라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타격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캐나다·멕시코에 관세 25%를, 중국에 추가 관세 10%를 부과하기로 1일 최종 결정했다. 캐나다 에너지류 제품에는 10%를, 그 외 모든 제품에는 25%를 똑같이 부과한다. 멕시코는 모든 품목에서 예외 없이 25%다. 3국은 미국의 무역 대상국 1~3위로, 무역 총액 내 교역액 비율을 기준으로 멕시코 15.7%, 캐나다 15.2%, 중국 11.3%다.
미국은 이미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매겨 왔다.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100%를, 태양전지에 50%를 부과했다. 이에 더해 모든 품목에 보편적으로 10%를 추가 인상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일방적 관세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칙 위반이라며 반격을 천명했다. 캐나다와 멕시코 역시 보복관세를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 비판 여론에도 관세 부과를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해외 수입품에 관세를 높게 책정하면 자국 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물가가 오를 염려가 있다. 미국 정가에서는 트럼프의 보편관세가 미국을 해치고 미국인을 가난하게 만든다며 반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반도체와 철강·알루미늄·석유·가스·의약품 등에 대한 부문별 관세 부과 방침을 이미 밝혔다.
우리나라로서는 반도체 우려가 크다. 최근 활력을 잃은 우리 경제에서 그나마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게 반도체이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반도체는 15개월 연속 수출이 늘었다. 9개월 연속 수출 증가와 100달러 이상 흐름을 이어 갔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지난해 대미 수출 규모 1천278억달러를 기록해 2023년 대비 10.5%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8년부터 7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매년 갈아치우며 상승했다.
역으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한국 시장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8월 규모를 기준으로 미국 기준 한국은 8위 적자국이다. 우리나라는 무역수지 조정을 위해 미국산 에너지 수입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