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사태의 여파로 경기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경제심리 위축으로 고용이 둔화하고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각종 지표가 경기 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같은 기간 1.9% 상승했다. 12·3 내란사태를 겪으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국고채 금리와 환율은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1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최근 경제동향(녹서) 1월호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둔화하고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관계기관이 공조해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조업·건설업 중심 취업자 감소세 지속
호조세를 보였던 고용률은 다시 감소세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804만1천명으로 2023년 12월과 비교해 5만2천명 줄었다. 취업자수 감소로 15세 이상 고용률은 2023년 12월과 비교해 0.3%포인트 하락한 61.4%를 기록했다.
지난해 취업자 수가 감소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1월 38만명으로 출발해 5월 한때 8만명까지 증가 폭이 줄었지만 줄곧 증가추세를 이어갔다.
산업별로는 건설업 취업자 수가 지난해 5월 이후 지속해 감소한 가운데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15만7천명 감소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도 지난해 7월 이후 계속 감소했고 지난달 9만7천명이 줄어 연내 최고치의 감소 폭을 보였다. 고용형태로 보면 상용직은 취업자 수가 18만7천명 증가한 가운데 임시직(8만6천명 감소)과 일용직(15만명 감소)이 감소세를 이끌었다.
물가는 2023년 12월 대비 1.9%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이 모두 올랐는데 상승 폭은 2.6%로, 지난해 11월 0.3%를 크게 뛰어넘었다. 석유류 물가는 환율 상승과 기저효과로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11월 5.3% 감소했던 석유류 물가는 지난달 1% 상승했다.
금융·외환시장은 부침을 거듭했다. 정부는 지난달 주가에 대해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 등 영향이 반영돼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상승했다. 국고채 금리도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라 올랐다.
소비심리 ‘꽁꽁’ 12.3포인트 폭락
소비심리도 위축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88.4로, 지난해 11월 100.7과 비교해 12.3포인트 폭락했다. 기업심리(CBSI)도 87%로 같은 기간 4.5%포인트 하락했다. 두 지표는 경기에 대한 소비자와 기업의 예측이다. 100 아래면 경기를 비관한다는 의미다.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포함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미국 신정부 출범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민간소비는 2분기와 비교해 0.5% 증가했다. 2023년 3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1.4% 오른 수치다. 집계에 반영되지 않은 지난달 소매 판매에서는 신용카드 승인액과 승용차 내수 판매량, 백화점 매출액 등이 올랐지만 마트 매출액은 줄었다.
하지만 추가경정(추경) 예산 편성은 불확실하다. 김 과장은 “추경에 대해 정부가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말한 내용은 정부도 인지하고 있어 추가 경기 보강 방안을 포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추경 필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