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선하청 노동자가 곡기를 끊고 풍찬노숙하던 거제도 옥포조선소 농성장에 44일 만에 천막이 설치됐다. 노동자들은 한화오션이 교섭에 전향적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6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지회장 김형수)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옥포조선소 선각삼거리 지회 농성장에 천막이 설치되고 전기도 공급됐다. 한화오션이 그간 제한했던 노조 대표자의 출입도 허용됐다. 지난달 13일 단체교섭 연내 타결을 목표로 지회가 농성을 시작한 지 44일, 강인석 지회 부지회장이 단식을 시작한 지 37일만의 일이다. 지난달 20일 강 부지회장과 함께 단식을 시작했던 김형수 지회장은 11일 단식을 중단했다.

국회 중재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농성장을 방문했고, 24일에는 윤종오·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이용우 민주당 의원이 잇따라 농성장을 찾았다. 이 의원은 이날 하청노동자와 함께 농성장에서 노숙하며 밤을 보냈다.

지회는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천막농성은 노조 활동의 하나로 쟁의기간 보장돼야 하고, 지회 대표자와 비종사노동자의 출입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라 보장돼야 함에도 한화오션은 법보다 주먹이 먼저라는 식으로 불법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교섭 타결을 위한 원청 차원의 결단도 촉구했다. 지회는 한화오션 사내협력업체 19곳과 교섭을 했지만 사용자가 개별교섭을 고수하자 농성을 시작했다. 최근 교섭을 재개하면서 매일 1회 이상 교섭해 단체교섭을 타결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지회는 “하청노동자의 임금과 고용, 복지, 안전 같은 노동조건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은 한화오션에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하청노동자의 땀과 노력에 정당한 보상을 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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