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와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경비대(하얀헬멧 쓴 사람들)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울산조선소에서 천막을 설치하던 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에게 주먹질을 하는 등 다수를 폭행했다. <금속노조>
HD현대중공업 경비대가 파업 중인 노동자를 집단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노동자들은 질서유지에 나선 경찰도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와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경비대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울산조선소에서 천막을 설치하던 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에게 주먹질을 하는 등 다수를 폭행했다. 노조에 따르면 김동엽 지부 사무국장이 얼굴이 찢어지고 코뼈가 골절되는 등 수십 명이 다쳤다. 촬영된 영상에는 사용자쪽 경비대가 조합원 1명을 끌어내 집단으로 구타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과정에서 질서 유지를 위해 현장에 나왔던 경찰도 구타를 당했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사용자쪽 경비대원 1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체포된 경비대원은 경찰이 노조 천막을 철거하려던 경비대원을 붙잡자 밀쳐 넘어뜨리고 무릎으로 제압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한 노동자를 향한 현대중공업의 물리적 진압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조에 따르면 사용자쪽 경비대는 지난 10일에도 집회 대열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했고 지난달 10일 역시 물리적 충돌을 유발했다.
노조는 즉각 성명을 내고 항의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지부 파업은 수백억 원 규모의 배당 잔치를 벌이는 정기선 총수 일가를 규탄하고 고통을 감내한 노동자의 정당한 몫을 주장하기 위한 파업”이라며 “사용자쪽이 1천명에 달하는 경비대와 관리자를 이끌고 파업 대오에 물리적 폭력을 행사해 그늘막을 설치하려는 조합원을 일방적으로 폭행했다”고 규탄했다.
노조는 “파업은 헌법이 정한 노동자의 기본권이며 사용자쪽이 이를 물리적 폭력으로 파괴할 수 있다는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며 “조폭처럼 대응하는 현대중공업은 정상적 기업이길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4월부터 교섭을 시작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HD현대미포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 기준 올 상반기 매출액이 6조6천155억원에 달했지만 사용자쪽이 제시한 임금인상폭은 지난해보다도 낮아 노동자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가 사내 물류거점 도로에 천막을 설치하며 불법 점거를 시도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일부 충돌이 빚어졌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부상자가 발생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향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