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정기훈 기자

책임 있는 답변은 없었다. 25일 오후 고용노동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대유위니아 임금체불 사태와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는 “개인 차원에서 기업합병(M&A)을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는 답변만 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 고용승계 여부에 대해 오요안 한국니토덴코 대표이사는 “나는 관계가 없다, 본사에 전달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박현철 대유위니아 대표 “M&A 돕고 있을 뿐”
“대유위니아 11월 청문회 반드시 하겠다”

의원들은 여야 가리지 않고 박 대표에게 대유위니아 사재를 팔아 마련한 돈으로 노동자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이유를 질의했다. 박 대표는 박영우 대우위니아그룹 회장과 연락이 닿지 않아 잘 모르고, 책임 있는 위치에도 있지 않다는 말을 반복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박 회장은 대유빌딩을 판 돈은 모두 어디로 갔느냐”고 질의했다. 박 대표는 “개인적 연락을 취한 적 없고, 구속 이후 대주주 일가와는 연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M&A를 돕고 있다고 했는데 어떤 자격인가”를 질문하자, “법적 권한 없는 개인 신분”이라며 “위니아전자 내 기업결합 경험이 있으신 분이 없어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무법인·회계법인과 같이 움직이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박 회장은 지난해 국감에서 골프장을 팔아 체불임금 변제를 약속했지만 지난해 몽베르CC를 3천억원에 매각하고도 체불임금 변제를 하지 않았고, 올해 7월은 서울 역삼동 대유타워를 670억원에 신성산업에 매각하고도 변제에 사용 않았다”며 “임금체불 가해자들이 죄에 상응하는 대가를 따르도록 양형, 불이익을 강화하고 법망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법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보석 신청하고 나온 뒤 체불임금을 청산하겠다고 해 희망을 갖고 부른 건데, 전혀 희망이 안 보인다“며 ”박현철 증인이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반드시 11월 청문회를 열어 박영우 회장을 부를 거고, 박 대표는 얼마만큼 청산의지를 갖고 일했는지 보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국감장에 출석해 체불임금 청산을 약속한 박영우 위니아그룹 회장의 조카다. 임금체불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기소됐다가 올해 3월 보석 석방됐다. 대유위니아는 올해 7월 기준 1천79억원의 임금을 체불한 상태다. 피해자는 2천424명, 미청산액은 770억원이다.

오요안 한국니토덴코 대표
”나는 관계 없는 사람, 요청 잘 전달하겠다”

의원들은 오요안 한국니토덴코 대표를 향해서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해고된 노동자 고용문제 해결을 주문했다. 한국니토덴코가 평택 한국니토옵티칼, 구미에 있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영업조직이 합쳐진 조직임은 물론 모든 법인이 니토덴코의 지휘를 받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무대리인이 일본 니토덴코 본사에 보낸 이메일도 공개됐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이 밝힌 이메일에서 노무대리인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생존 기간은 니토그룹 배려에 달려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신임 노조 대표자들이 이런 배려를 감사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노사관계 악화시 언제라도 니토그룹은 중국법인 생산물량을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 이전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일본니토덴코에 의해 한국니토덴코, 평택 니토옵티칼,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모두 지휘받지 않느냐”며 “국감장의 메시지를 니토덴코 본사에 정확하게 전달하라”고 주문했다. 같은당 김주영 의원은 “평택은 신규채용하면서 (구미에) 남은 7명 해고자는 왜 재채용하지 않느냐, 노조 혐오 아니냐”며 “겨울 전 이들을 재고용하도록 요청하라”고 했다. 오 대표는 “나는 구미와 평택 공장과 관계 없는 사람이고, 이메일은 오늘 처음 봤다“며 “본사에 요청을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니토덴코 그룹의 한국 자회사로, 노동자 7명의 고용승계를 외면하고 있다. 2022년 10월4일 화재로 구미공장이 전소한 뒤 한 달 만인 같은해 11월4일 청산을 발표했고, 같은달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노동자 7명은 퇴사를 거부하고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니토옵티칼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공장 전소 전까지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하던 LCD 편광필름 물량을 승계했고,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노동자는 외면한 채 20여명을 신규채용하기도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은 채용하지 않았다. 한국니토덴코는 일본니토덴코가 100%를 투자한 법인이다.

당정, 근로시간 유연화 논의 필요성 강조
야당은 게임업계 포괄임금제 단속 요청

한편 이날 여야는 포괄임금제로 논란이 된 크래프톤의 김창한 대표를 두고 현행법상 주 52시간 노동시간을 업종별로 유연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과 포괄임금제를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쏟아냈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세계적 경쟁 속 주 52시간 근로제한시간이 경영에 어려움을 미치지 않느냐”며 “국감 기간 동안 야근과 추가노동을 하지 않은 직원들이 없을 것인데, 우리도 지키지 못하는 것을 기업에 일방적으로 지키라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몸 쓰는 업종은 엄격하게 제한하고 창의성이 필요하거나 화이트칼라 업종은 조금 더 해도 된다 생각한다”며 “자율적으로 할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노동부 차관은 “이제는 수면 위로 올려놓고 어디든 대안을 만들고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안호영 환노위원장은 “크래프톤은 사원증으로 근무시간 측정을 할 수 있고, 근태관리 사이트에서 임의로 변경이 가능하기도 하다”며 “원칙적으로 근로시간산정이 가능하면 포괄임금제를 할 필요가 없는데 약정근로시간보다 더 일을 많이 했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제보가 많이 들어와서 요청드린다”고 했다. 김민석 차관은 “현황부터 파악하고 대책을 결정해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참고인으로는 최영미 전국연대노조 가사돌봄서비스지부장과 김순옥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코웨이 코디코닥지회장이 출석해 입주형 가사관리사의 문제점과 코웨이 코디코닥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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