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공순위 71위인 삼부토건이 8·9월 임금 40억원가량을 체불했다. 고용노동청은 체불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 전임 대표이사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16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삼부토건은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부장급 급여를 지연 지급했고 2월은 전 직원 급여가 지연됐다. 당시 대표이사가 회사 게시판에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3월에도 대리급 이상 직원 임금 지급이 지연됐고 6·7월에도 유사한 사태가 반복됐다. 삼부토건의 월 임금은 20억원대로 알려졌다.

건설기업노조 삼부토건지부(지부장 문정곤)에 따르면 당시 경영책임을 진 정창래 전 대표이사는 노동자 진정으로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조사를 받았고, 이후 기소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됐다. 최근 삼부토건은 6·7월 임금체불분을 해소했지만, 기소의견 송치에 따른 수사는 진행될 전망이다. 정 전 이사는 9월24일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을 사직해 현재는 신규철 대표이사가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신 대표이사도 조만간 9월분 임금체불에 대한 진정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삼부토건 임금체불의 배경은 건설 불황이다. 국내 발주가 줄면서 유동성 위기가 커졌다. 2022년부터 자재값이 올라 공사비가 인상된 여파가 컸다. 건설업계에서는 삼부토건이 희망퇴직을 실시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지만 현실화하진 않았다. 문정곤 삼부토건지부장은 “희망퇴직도 재정여건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지부는 대주주의 능력 부족을 임금체불과 경영난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삼부토건 대주주는 화장품 유통기업인 디와이디다. 지부는 “디와이디가 삼부토건 인수 주식을 팔아 마련한 자금과 지분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차입한 돈으로 인수 과정에서 쓴 금액을 충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분 인수시에도 관계사와 금융기관에 인수한 주식을 담보로 제공받아 자금을 빌려 현재 지분은 3.48%에 불과하다는 게 지부의 설명이다. 현금이 없었던 디와이디가 삼부토건 인수를 조건으로 대출을 끌어오는 방식으로 자금을 모았다는 이야기다.

문 지부장은 “도대체 무슨 의도로 삼부토건 인수에 참여했느냐”고 분개했다.

문정곤 건설기업노조 삼부토건지부장이  지난 8월 서울시 중구 삼부토건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건설기업노조 삼부토건지부>
문정곤 건설기업노조 삼부토건지부장이  지난 8월 서울시 중구 삼부토건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건설기업노조 삼부토건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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