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29일 159명 청춘을 앗아간 이태원 골목에 정부는 없었다. 애타게 구조의 손길만 기다리던 이들에게 정부가 그 역할과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어떤 비극을 초래했는지 잘 알고 있다.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이 찾아오지 못하도록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이정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광장에서 열린 기억과 애도의 달 선포 기자회견에서 진상규명을 강조했다. 기자회견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가 주최했다. 다음달 29일까지 한 달간 시민에게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진상규명에 함께해 달라고 호소하기 위해 열렸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뒤 서울서부지법까지 도보로 행진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지난 1주기의 슬픔과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으나 견딜 수 있었던 원동력은 10월 한 달간 함께해 준 시민의 격려와 연대”라며 “2주기의 10월도 기억과 애도의 달로 정하고 시리고 아픈 10월을 버티고 견디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서울서부지법에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참사 책임을 묻는 재판 1심 선고가 있는 날이다. 참가자들은 명확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박석운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공동대표는 “이태원 참사는 정책 대응 실종으로 예비됐고 재난 대응 실패로 발생해 수습 실패로 피해가 커졌다”며 “이태원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충실히 이뤄져야 할 뿐 아니라 현장 책임자인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넘어 행정부의 책임을 근본적으로 밝혀내 또 다른 참사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구성된 특조위 활동도 강조했다. 오민애 민변 10·29 이태원 참사 법률지원 TF단장은 “특조위가 구성돼 활동을 앞둔 지금 국회의 국정조사와 검·경의 수사와 재판 등에서 확인한 것, 그리고 확인하지 못한 것들을 잘 받아 안아 충실히 조사해 참사 전과 당일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길 바란다”며 “(민변 법률지원 TF도) 특조위의 활동과 역할을 기대하면서 충실히 조사할 수 있도록 조력하고 비판하겠다”고 말했다.
2022년 10월29일 용산구 이태원에서 열린 핼러윈 행사에 많은 인파가 몰려 당시 112 상황실에 긴급전화가 빗발쳤지만 인파통제나 사고수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159명이 압사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진상규명을 놓고 특별법 제정과 특조위 출범을 요구하는 유가족과 시민의 요구에도 참사 695일 만인 지난 23일에야 특조위가 구성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