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지회

엔씨소프트 노동자들이 자회사 분사 시도 중단을 촉구했다.

화섬식품노조 엔씨소프트지회(지회장 송가람)는 2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센터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경영진이 경영 실패를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자회사를 물적분할해 사실상의 정리해고를 시도한다고 규탄했다. 지난 12일에 이은 두 번째 결의대회다.

송가람 지회장은 “(사용자가) 물적분할은 우회 해고 시도 아니냐는 직원 걱정에 아니라고 답을 하지만 폐업이나 매각 같은 일이 벌어지면 본사로 복귀시켜 달라는 물음에는 3년 이내에 대해서만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며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으로, 3년 뒤에는 자르겠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리니지 시리즈 매출 하락과 쓰론앤리버티(TL), 배틀크러쉬, 호연 등 신작들의 연이은 흥행 부진으로 실적이 하락한 엔씨소프트는 지난 5월 구조조정과 자회사 분사 계획을 발표했다. 비상장법인 2개를 만들어 품질보증 서비스 사업과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사업을 물적분할 하겠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반발했다. 자회사 분할 뒤 폐업해 일자리를 잃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자회사였던 엔트리브는 2012년 엔씨소프트가 인수한 뒤 흑자를 내지 못하고 매출 규모가 줄다가 2015년 일부 사업을 정리한 뒤 대표에 김택진 당시 엔씨소프트 사장 측근이 임명되는 등 엔씨소프트 영향력이 강화됐다. 결국 지난 5월 폐업하고, 노동자 전원을 권고사직했다.

이날 노동자들은 “엔트리브가 개발한 트릭스터M은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개발돼 하락세를 걸었고 결국 폐업해 직원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생존 위기에 처했으나 엔트리브 대표는 사과 한마디 없이 엔씨소프트 부사장으로 여전히 똑같은 개발방향과 조직문화로 엔씨소프트를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 지회장은 “추석 연휴 전 사용자쪽과 만나 고용보장을 요구했지만 자회사 분사 뒤 3년간만 고용을 보장한다는 말 이외에 더 제시할 게 없다고 해 대화가 중단됐다”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만 사용자쪽이 같은 태도를 반복한다면 쟁의행위 수위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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