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의 다양성(양성평등) 지수가 상승했지만 여성고용 비중은 제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위민인이노베이션(WIN)과 함께 조사한 ‘국내 주요 기업 다양성지수 평가’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다양성 지수는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2019∼2024년)를 제출하는 353곳을 대상으로 △남녀고용 비율 △근속연수 차이 △연봉 차이 △남녀임원 비중 △등기임원 남녀비중 △고위임원 남녀비중 6개 항목을 평가해 산출했다.

올해 대기업의 다양성 지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54.7점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51.7점에 비해 3.0점 상승했다. 여성임원 비중은 2019년 3.9%에서 2024년 7.3%로 두 배가량 늘었다.

지난 2020년 개정돼 2022년 8월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165조의20(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에서는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 구성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이전에 3%대였던 여성임원 비중이 법 개정 이후 2021년 5.5%, 2022년 6.3%, 2023년 7.0%, 2024년 7.3%로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등기임원 중 여성 증가율은 2019년 2.9%에서 올해는 11.3%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증가한 등기임원 대부분은 사외이사들이었다. 2020년 5.5%였던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올해 16.4%로 10.9%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여성 사내이사 비중은 2020년 2.0%에서 올해 3.8%로 1.8%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리더스인덱스는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대기업들의 생색내기식 이사회 구성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여성직원 비중은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34만651명으로 전체(130만571명) 직원의 26.2%였던 2019년 여성 직원 비중은 2020년 26.4%, 2021년 25.1%, 2022년 25.5%로 줄었다가 올해 26.2%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그래프 참조>

서지희 위민인이노베이션(WIN) 회장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대기업의 여성임원 증가는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여성임원 후보자를 양성하기 위한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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