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위원장 장창열)가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이행과 노동법 개정,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 철폐를 요구하며 10일 조합원 6만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을 한다. 서울 도심에서 3천명 규모의 결의대회도 연다.
노조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줄어드는 고용을 다시 늘리고 일자리의 양과 질을 늘리기 위해 공장을 세운다”며 “청년에는 일자리를, 일터에는 평등을, 이주노동자에게는 권리를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권 맞서 노동 3권 보장·확대 투쟁”
장창열 위원장은 “노조의 힘을 빼려는 윤석열 정권, 그리고 자본에 의지와 결의를 모아 총파업에 돌입한다”며 “노동 3권을 온전히 보장하는 법 개정, 노조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노동자 삶을 바꾸기 위한 1차 총파업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금속산업 노사는 4월16일 올해 중앙교섭을 개시했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달 18일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이달 1~5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율 92.8%, 찬성률 92.54%(재적 대비 85.96%)로 가결했다.
10일 총파업은 조합원 6만명이 참여한다. 그날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앞을 비롯해 전국 11개 거점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도 진행한다. 교섭결렬과 노동위원회 조정 등 파업을 위한 쟁의권을 획득한 노조 한국지엠지부와 대우조선해양지회 등이 참여한다. 현대자동차의 부품·모듈 자회사 조합원도 대거 참여가 예상된다. 참여가 점쳐졌던 현대자동차지부는 8일 가까스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전 조합원 파업이 아닌 확대간부 파업을 하기로 했다. 장 위원장은 “1차 총파업 이후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18일 2차 총파업과 8월 3차 총파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노동자 노동조건 개선 놓고 노사 평행선
금속산업 올해 중앙교섭은 난항이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제조업의 좋은 일자리를 유지하고 확대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좋은 일자리 창출 요구와, 타임오프 협의를 노사 자율에 맡기도록 하는 노사공동 대정부 요구안과 함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공동선언 △이주노동자 차별금지 △금속산업 최저임금을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사용자쪽은 이에 대해 별다른 제시안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민 노조 정책실장은 “중앙교섭 핵심쟁점 중 하나가 이주노동자에 대한 임금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조항”이라며 “사용자쪽은 임금체불 문제가 중요하다며 차별하지 말라는 요구는 과도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대응하며 제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별금지 요구뿐 아니라 이주노동자를 위해 취업규칙이나 임금명세서·근로계약서를 모국어로 번역해 제공하라는 요구에 비용부담을 이유로 거부하고, 숙식제공 임금공제 금지에 대해서도 고용노동부 공제율을 준수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