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한 특수목적병원의 의사 연봉이 평균 4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병원 의사 중 가장 높은 연봉은 6억원에 달했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최희선)는 18일 전국 113개 의료기관의 의사 임금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노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최고소득층인 의사가 의사수가 부족하지 않다며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를 내걸고 환자 진료를 거부”한다며 “의사 구인난과 의사 고임금으로 지역의료·공공의료가 붕괴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의대 증원 백지화 주장은 더 이상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대학병원 의사 연봉, 상대적으로 낮지만 수당 등 빠져
조사 결과를 보면 지방의료원·적십자병원·민간중소병원 같은 지방병원과 특수목적공공병원·중소병원 의사 임금이 높았다. 평균연봉 순위를 살펴보면 영남 특수목적공공병원인 ㄱ병원이 평균 4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경기 지방의료원인 ㄴ의료원과 재활병원인 호남 ㄷ병원이 3억9천만원으로 같았다. 호남 지방의료원인 ㄹ의료원 평균연봉은 3억8천33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또 다른 영남 특수목적공공병원인 ㅁ병원과 민간중소병원인 영남 ㅂ병원이 3억8천만원으로 같았다. 경기 지방의료원인 ㅅ병원 3억1천만원, 영남 특수목적공공병원 ㅇ병원 3억222만원 순이다.
의사 개인 연봉을 살펴보면 영남 특수목적공공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의사가 한해 6억원을 받아 최고 연봉으로 조사됐고 뒤이어 5억8천478만원, 5억3천200만원, 5억원, 4억8천200만원 순이다.
국립대와 사립대병원 평균 연봉은 상대적으로 낮아 영남 국립대병원 ㅈ병원 평균연봉은 2억212만원으로 나타났다. 강원 사립대병원 ㅊ병원 2억원, 서울 사립대병원 ㅋ병원 1억7천300만원 등이다. 의사 최고연봉도 ㅈ병원 4억146만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노조는 “연장근로수당과 기피진료과 인센티브 등이 빠져 있어 실제 수령액은 훨씬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사들, 적정임금 제시하고
필수지역·공공의료 근무 약속해야”
이처럼 평균 연봉에서 지방병원과 중소병원, 특수목적병원 임금이 높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이들 병원의 의사 구인난을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의사 구인난으로 진료과 폐쇄, 진료역량 붕괴, 울며 겨자 먹기로 고령·은퇴 의사 채용, 의사에 대한 신뢰도 저하, 경영부담 증가, 경영압박 등 악순환을 겪고 있다”며 “우수한 의사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없이는 지역의료·공공의료를 살릴 수 없고 의료전달체계가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의사 연봉을 병원 내 다른 노동자와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노조가 3월 조사한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보건의료산업 노동자 연평균 임금총액은 5천231만원이다. 그러나 5월 보건복지부가 서울고법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의사 평균연봉은 3억100만원에 달했다. 시차는 있지만 단순히 비교해도 의사 연봉은 보건의료노동자 1명의 5.7배에 이른다.
노조는 “의사들이 정말 필수·지역·공공의료를 살리겠다면 필수·지역·공공의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적정임금을 제시하고 그런 의료분야에 근무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이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