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화재로 전소된 한국타이어 대전2공장의 하청노동자 260명이 졸지에 실직 위기에 내몰렸다. 사측이 권고사직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10일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지회장 김용성)에 따르면 지난 7일 한국타이어 대전 2·3공장 5개 업체 노동자 140명과 또 다른 2개 업체 직원 120명 등 260명은 개별면담에서 사직을 권고받았다. 지회는 하청업체 노동자가 소속 조합원이 아니라서 정확한 규모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상당수가 이미 서명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퇴사일은 16일이다. 260명은 전체 하청업체 노동자의 3분의 1가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회는 하청업체 사용자쪽이 노동자를 개별 면담하면서 권고사직에 응하지 않으면 한달치 월급조자 추지 않겠다는 식으로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사용자쪽은 권고사직에 응하는 노동자에게는 3개월치 임금을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지회는 하청노동자 고용안정을 촉구했다. 김용성 지회장은 “회사가 최근 정규직도 200명 정도 감원해야 한다고 마치 하청노동자 해고를 정규직 보호를 위한 것인양 이야기한다”며 “지회는 하청노동자 해고에도 분명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용자와 면담하면서 하청업체 노동자 고용안정을 강조했지만 한국타이어와 하청업체는 기업이 다르다며 관여할 바가 아니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회는 또 한국타이어가 화재로 가동을 중단한 공장을 복원하려는 시도도 없이 노동자 감원에만 나선다고 비판했다. 전소한 2공장을 복구하거나 옮겨 짓는 계획은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공장 복원 계획을 수립하고 가동을 위한 노동자 고용유지 같은 대책이 뒤따라야 하는데 인원을 감축하기 위해 계획 발표를 미루고 노동자 해고부터 나섰다는 비판이다.

한국타이어 대전2공장은 지난달 12일 저녁 불이 났다. 2공장 내부 전체가 전소했고 물류창고 타이어 제품도 탔다. 불은 이틀 넘게 이어졌다. 한국타이어는 화재 직후인 지난달 13일 대전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대전 1공장은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테스트 가동을 실시하고 공장 시설물 안전 여부를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가 난 2공장은 현재까지 경찰과 소방당국의 사고 원인 조사가 지속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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