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노사가 점포 영업시간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27일 노사공동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영업시간 운영방안을 결론 맺자고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제안한 상태다.
현재 시중은행 영업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이다. 당초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업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 노사가 합의해 영업시간을 앞뒤로 30분씩 줄였다.
영업시간 문제가 다시 불거진 건 지난해 노조 파업 과정에서다. 노조는 국책은행 지방이전과 단체교섭권 강화,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점포폐쇄 절차 강화를 요구하며 지난해 9월16일 하루 파업했다. 노사가 교섭을 일부 타결했지만 영업시간 문제는 남았다. 최근에는 정부도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5일 “영업시간 정상화가 국민 정서에 부합한다”고 압박했다. 최근 정부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완화하기로 한 것도 노조로서는 부담이다.
현장은 분위기가 다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더욱 가속화한 금융권의 디지털 진출로 내방객이 되레 줄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한국은행이 조사한 우리나라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실적은 2020년 상반기 하루평균 1천392만건에서 지난해 상반기 1만882만건으로 증가했다. 이용금액은 같은 기간 55조2천997억원에서 75조965억원으로 늘었다. 등록고객수도 증가해 2020년 상반기 1억7천61만명에서 지난해 상반기 1억9천950만명이 됐다.
창구 이용 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중 국내은행의 금융서비스 전달채널별 업무처리 비중은 입출금과 자금이체 거래건수를 기준으로 인터넷뱅킹이 77.4%를 차지한 반면 창구는 5%에 그쳤다. 2020년 상반기 7.1%보다 하락했다. 계좌조회나 자금이체 결과 같은 조회서비스 업무처리 비중은 인터넷뱅킹이 92.9%로 압도적이었고, 창구는 5.2%에 그쳤다.
이처럼 인터넷뱅킹 이용이 증가하면서 은행은 내방고객이 없다며 점포를 앞다퉈 줄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책은행을 제외한 국내 시중은행 점포는 3천995곳이다. 2012년 상반기 5천767곳과 비교하면 대폭 줄었다. 은행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의 불만을 영업시간으로 돌리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노조는 “영업점 폐쇄가 금융소비자 금융 접근성을 떨어뜨렸지만 사용자들은 관심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