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 기자

임금협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보험설계사들이 회사쪽에 성실교섭을 촉구했다.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지회장 김태은)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은 지회가 63스퀘어 앞에 천막을 설치한 지 471일째 되는 날이다.

지회는 사용자쪽이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본교섭에 앞서 노조활동을 보장하는 기초협약 교섭조차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초협약은 임금협약이나 단체협약을 처음 체결하는 노사가 교섭에 앞서 맺는 것으로, 노조 사무실 제공과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등을 정하는 절차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사쪽이 노조 사무실을 제공할 것처럼 하더니 돌연 노조쪽 교섭위원 구성에 딴죽을 걸고 나아가 천막 재설치를 금지하고 노조활동 중 회사 시설물 이용시 회사 승인을 거치라는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국내 최대 보험사를 자처하는 한화생명의 이런 교섭태도가 과연 신의성실에 입각한 교섭자세인가”라고 비판했다.

지회에 따르면 사용자쪽은 실무교섭을 진행하면서 지회쪽에 보험설계사와 정규직노조 교섭위원이 반드시 함께 참석하라고 요구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정규직 노조는 한화생명지부로 사무금융노조 소속이다. 정규직과 보험설계사 간 직무와 노동환경 차이가 현격해 교섭은 공동으로 시작하되 실무교섭 같은 절차는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입장 차가 뚜렷한 지부와 지회를 한 자리에서 만나겠다는 것은 노노 갈등의 불씨를 심겠다는 불온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가까스로 교섭위원을 협의해 시작한 지난 8일 6차 실무교섭은 사용자쪽이 천막 재설치 금지를 요구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승현 노조 부위원장은 “4월에 사무실을 제공하기로 이미 구두합의했던 사용자쪽이 돌연 천막 재설치 금지를 요구하는 것은 노동자에게 헌법에 따른 단체행동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노동자의 손발을 묶고 통제하에 두려고 계속 시도한다면 사무실 제공 같은 기초협약에 얽매지 않고 본교섭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회는 사용자쪽이 지속해서 기초협약에 ‘부가조건’을 요구하자 항의의 의미로 14일 저녁 한때 63스퀘어 로비를 점거하기도 했다. 지회는 보험설계사 수수료 규정을 변경할 때 노조와 협의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해 출근수당 신설과 설계사 과실 없는 보험계약 실효·해약에 대한 수수료 환수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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