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경주지부

국내 외국인투자 기업인 다이셀세이프티시스템즈코리아가 폐업을 결정해 노동자 130여명이 거리로 내몰릴 처지다. 한국게이츠처럼 정부의 온갖 특혜를 받으며 사업하다 일방 폐업을 통보하는 외국인투자 기업의 병폐가 반복되는 모양새다. 한국게이츠는 2020년 7월 폐업해 노동자 147명이 일터를 잃었다.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11일 오전 경북 영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천시는 다이셀에 대한 특혜 내역을 공개하고 일본기업 다이셀 먹튀 행각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다이셀은 자동차 에어백에 바람을 넣는 에어백 인플레이터를 생산해 현대모비스에 납품한다.

일본계 기업인 다이셀은 지난 3일 노사간담회에서 6월30일부로 기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생산 개시부터 수익확보가 어려워 누적손실이 계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이셀은 4월25일부터 공장 일부를 휴업하고, 이달 1일부터는 전체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사측은 지난 9일부터 31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희망퇴직자들에게 법정퇴직급여와 위로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지부 다이셀지회는 “재직 중인 직원들의 나이는 평균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정도 된다”며 “정년까지 일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10여년 동안 몸에 익은 일 말고 다른 일을 새로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다이셀에 대해 먹튀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회에 따르면 다이셀은 2008년 4월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방문에서 한국진출시 혜택을 약속하고 2011년 유치한 기업이다. 영천시는 공장부지 1만2천평 10년 무상임대, 소득세·법인세 3년 면제, 취득세 입주 후 15년 면제 같은 특혜를 제공했다.

지회는 “일본기업 다이셀의 일방적 통보를 거부한다”며 “영천시가 책임 있는 교섭자리를 만들라”고 요구했다.

영천시청 기업유치과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입장이 정리된 게 없다”며 “소득세나 취득세 (면제)는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법적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이기 때문에 (경상북)도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관련돼 있다”며 “같이 고민을 해 봐야 된다”고 덧붙였다. 영천시와 노조는 18일 면담을 하기로 했다.

다이셀쪽은 “앞으로 사업을 계속해도 손실이 더욱 늘어날 뿐이므로 금번의 폐업결정을 바꿀 수는 없다”며 “폐업과 관련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영천시 등) 행정기관과의 계약내용에 따르고, 지금까지 지원받은 투자유치 인센티브를 전부 반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이셀은 일본 전범기업으로 일제강점기때 화약과 탄피를 만들기 위해 조선인을 강제징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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