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이재 기자

국내 사업체 매각에 속도를 냈던 악사(AXA)그룹과 J트러스트그룹이 주춤하고 있다. 오랫동안 노사분규에 시달린 한국오라클은 지난해 가까스로 임금·단체교섭을 맺었지만 올해 임협 갱신 교섭이 시작부터 엇박자를 내면서 노사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노사분규를 일으킨 국내 외국계 기업의 현재다.

31일 <매일노동뉴스> 취재 결과 악사손해보험을 교보생명에 팔려던 프랑스 악사그룹의 시도가 사실상 무산된 분위기다. 유력한 인수자였던 교보생명과 인수 가격을 합의하지 못한 게 배경이다.

매각에 반대하던 악사손보 노동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이미 매각 시도가 있었던 만큼 이후에도 인력감축 같은 몸집 줄이기용 구조조정을 통해 매각을 다시 시도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엄민식 사무금융노조 악사손해보험지부장은 “매각에 유리한 형태의 조직변경을 위해 판매 인력의 법인보험대리점 이탈을 유도하고 판매 관리인력을 감축하는 등 고용안정과 근로조건을 후퇴시키는 접근을 할 가능성도 있어 이를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JT저축은행은 매수에 나섰던 홍콩계 사모펀드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가 우회 인수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서 불안한 ‘현상 유지’를 이어가고 있다.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는 VI금융투자를 통해 JT저축은행을 우회 인수하려고 했으나 지난해 11월 인수자 확정 이후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하지 않은 상태다. 매각협상 당시의 업무협약(MOU) 만료가 31일까지다 보니 매각 무산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다만 매각 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만료 기한을 연장할 수도 있다.

한국오라클은 또 다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500여일을 넘은 장기간 갈등 끝에 지난해 가까스로 임금·단체교섭을 맺었던 한국오라클 노사는 올해 임금교섭이 시작부터 엇박자를 내면서 긴장을 높였다. 김종우 사무금융노조 한국오라클지부장은 “오늘 임금 갱신 협상을 위한 상견례를 하려 했는데 사용자쪽 대표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사용자쪽은 단순한 의사소통 불일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무례하고 황당한 상황으로, 이후 대응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게이츠는 가장 큰 파열음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월 돌연 공장폐업을 시도한 한국게이츠는 해고에 반발해 농성을 한 노동자를 상대로 억대 손해배상과 부동산 가압류를 청구했다. 갈등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는 이날 “2일부터 한 달 동안 해고 문제 해결과 손배가압류 철회를 요구하는 대구시민 1만4천500명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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