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 3사가 대물 손해사정 법인 히어로손해사정을 공동 설립하기로 했는데 보험사 노동자들이 ‘아웃소싱’이라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사무금융노조는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화손해보험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한화손보가 업무 건수 위탁을 하면 결과적으로 대물보상 업무를 전면 아웃소싱해 노동자 생존권을 짓밟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화손보과 롯데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은 최근 자동차보험 대물보상 손해사정 업무를 전담하는 히어로손해사정을 캐롯손보의 자회사 개념으로 설립해 다음달 1일부터 업무를 개시하기로 했다. 캐롯손보는 한화손보가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손해보험사다. 디지털 손해보험사는 지점이나 설계사를 별도로 두지 않는 형태다.

노조는 히어로손해사정 설립 과정에서 한화손보가 사내 자동차보험 대물보상 직원을 대상으로 보상금까지 제시하며 히어로손해사정으로 전적동의서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일방적으로 조합원에게 전적을 강요해서는 안 되며, 전적하더라도 노조와 근로조건을 반드시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전적을 하지 않은 한화손보 보상직원의 고용안정은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또 한화손보가 자동차보험 대물보상 업무를 아예 아웃소싱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한화손보의 노동자들 일부를 전적시킨 뒤 히어로손해사정에 업무를 건수 위탁하는 방식으로 아웃소싱할 것이라는 우려다.

노조는 “자동차의 고급화와 제도개선, 사고율 변화, 자율주행 자동차 발전 같은 미래 산업환경 자체의 전망도 어려운 때에 손해사정사를 별도로 설립하는 의사결정을 한 배경이 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히어로손해사정이 출범하면 한화손보와 캐롯손보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나 자회사 셀프 손해사정 같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크다고 본다.

노조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보험사가 자회사를 통해 셀프 손해사정을 하는 데 따른 문제점이 지적돼 금융당국이 주시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한화손보뿐 아니라 한화그룹 전체와 의사결정권자의 패착임이 드러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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