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안전 노동자들이 회사가 제 살 깎기 경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노조(위원장 박홍배)와 노조 한국금융안전지부(위원장 이동훈)는 6일 오후 서울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부는 지난 1일부터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이날 노동자들은 김석 한국금융안전 대표가 최근 KB국민은행과의 물류 업무계약에 무리한 수수료를 요구해 사업권을 사실상 자진반납했다고 주장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최근 국민은행 물류 업무계약 입찰 과정에서 한국금융안전은 장당 2.5원을 제시해야 계약 성사 가능성이 있다는 사내 분석에도 2.8원을 제시해 2.55원을 써 낸 경쟁업체로 계약을 넘겼다”며 “회사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NH농협과의 물류 업무계약도 사실상 자진 반납했다”고 비판했다.
이런 행보는 회사 문을 닫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국민은행 물류 업무계약은 김석 대표가 측근인 박철민씨를 통해 우회인수한 ㈜브링스코리아가 가져갔다”며 “어떻게든 경영을 접고 업무를 우회인수한 브링스코리아로 떠넘기겠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최근 시작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와중에도 단체협약 위반을 지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동훈 위원장은 “특별근로감독 와중에 사측이 ‘단협에 신경 쓰지 마라’는 이메일을 발송하는 등 전횡을 일삼고 있다”며 “이러다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 노동자 1천명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고 지적했다.
한국금융안전은 금융권 현금과 중요문서를 수송하는 현금보안수송업체다.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이 1990년 공동출자해 설립했다.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과 계약을 맺고 수송업무를 한다. 김석 대표는 2016년 은행 지분 37.05%를 인수해 대주주로 올라선 뒤 2019년 대표로 취임했다. 지부는 2019년 김석 대표 취임 과정에서 당시 금융당국과 정치권 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석 대표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류 업무계약 원가인 장당 3원과 근접한 수준으로 제시하되 유연하게 대응하라고 했을 뿐”이라며 “지부는 지속해서 일부러 회사를 망가뜨린다고 주장하는데 회사가 망가지면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건 대표인 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협을 준수하되 물류 업무계약 이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했던 것”이라며 “지금 특별근로감독은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위반 여부를 다루고 있는데 52시간을 준수하면 물류 업무계약 이행이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