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 기자

한화생명 보험설계사들이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행진 중 노동자 1명이 부상을 당했다”며 경찰에 재발 방지와 당사자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경찰이 집회신고를 마친 노동자에게 방역수칙을 어겼다며 과잉 대응하면서 물리적 충돌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지회장 김준희)는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6일 영등포구 63빌딩 앞에서 행진 도중 경찰에 밀려 노동자가 다친 데 대한 당사자 사과를 요구했다.

이승현 노조 부위원장은 “지회는 지난 한 달 간 폭력 없이 평화시위를 진행했는데 경찰은 63빌딩 앞 조합원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세우고 일방적으로 행진을 막아섰다”며 “이에 항의하는 조합원을 밀치고 그 과정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혔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용자의 부당한 대우에 처한 노동자가 정당한 요구를 내걸고 헌법이 보장한 집회·시위를 하는데 경찰은 이를 불법인양 대응하고 있다”며 “경찰이 한화생명 용역도 아닌데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이렇게 짓밟을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회는 26일 오후 63빌딩 앞에서 임금·단체교섭을 요구하는 4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집회 이후 63빌딩 일대 행진을 시도했다. 경찰은 곳곳에서 집회 참가자를 막아섰다. 10명 이상 집회 금지를 명시한 방역수칙을 어겼다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던 조합원 고아무개(54)씨가 경찰에 밀려 넘어지면서 머리를 아스팔트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정신을 잃거나 피를 흘리지는 않아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와 CT촬영을 마치고 저녁 10시께 퇴원했다. 이승현 부위원장은 “당사자가 직접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영등포서를 상대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회는 경찰이 노조의 정당한 집회와 시위·행진을 방해하면서 계속해서 부상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달 3일 63빌딩 앞 천막을 설치할 때도 경찰과 충돌해 노조 관계자 1명이 인대가 파열기도 했다고 전했다. 오세중 보험설계사지부장은 “방역수칙을 위반했으면 채증해서 법 집행을 하면 될 일인데 굳이 물리적으로 막아서는 이유가 뭐냐”며 “과도한 경찰력 행사로 부상자가 속출하고 감염병 전파 우려도 커지는 것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한화생명측은 “노조와 경찰 간 충돌”이라며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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