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소속 보험설계사들이 단체교섭과 고용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2일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는 한화생명쪽에 “4월1일 설립을 앞둔 자회사 한화금융서비스로 보험설계사의 소속이 변경되는 것과 관련한 단체교섭, 5년간 고용보장 요구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한화생명은 최근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조직을 법인보험대리점(GA)형 자회사로 분리하기로 결정하고 4월1일 출범을 앞뒀다. 한화생명의 생명보험 상품만 판매할 수 있는 지금과 달리 GA형 자회사로 독립하면 손해보험 상품이나 자동차상품 등도 판매할 수 있어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이유다.

설립을 확정한 한화생명은 보험설계사 약 1만9천명을 대상으로 소속 변경에 따른 수수료 변경 동의서를 받고 있다. 보험상품 모집수수료 지급률을 현행 230%에서 370%로 상향하는 내용이 뼈대다.

그러나 지회는 표면적인 수수료율 인상에 불과하고, 향후 노동조건이 더욱 하락할 수 있다며 관련 내용을 지회와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지회는 “수수료율을 인상했지만 수수료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산월초(환산보험료)는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삭감했다”며 “이 결과 보험설계사가 받는 수수료가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환산월초는 보험상품의 수익성에 따라 곱하는 비율이다. 보험료는 같더라도 상품에 따라 책정된 환산월초가 다르면 보험설계사가 받는 수수료도 달라진다. 보험사는 환산월초를 통해 특정 상품 판매를 독려한다. 지회는 “수수료의 결정적 기준인 상품별 수수료 환산월초를 공개하고 지회와 협상을 통해 결정하자”고 요구했다.

지회는 또 자회사 영업규정을 5년 동안 보장하는 방식으로 보험설계사 고용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한화생명은 자회사로 소속을 옮기는 한화생명 정규직에게 5년간 고용보장을 약속했다. 계약상 지위는 다르지만 보험설계사 역시 원 소속에서 자회사로 소속을 변경하는 것이기 때문에 5년간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화생명쪽은 대화는 지속하겠다고 밝혔지만 환산월초 협의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정식 단체교섭 요구는 없었지만 지회 주장을 면담을 통해 들었기 때문에 한화생명과 지회가 단체교섭을 할 지위에 있는지 법률검토를 하고 있다”며 “지속해서 대화할 계획이나 환산월초는 회사의 고유 영업권한이라 협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별 상품에 대한 환산월초는 이미 보험설계사에게도 공유가 되는 사안인데 이를 넘어 협상을 하자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는 다소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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