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노동자들이 온라인 파업을 했다. 이들은 회사의 자회사 설립과 강제 전출 시도에 반대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부(지부장 김태갑)는 4일 오전 노동자들이 출근하지 않고 화상회의 플랫폼으로 집회를 하는 방식의 파업을 했다고 밝혔다. 지부는 지난달 31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파업을 했다.
파업은 이날 휴가를 낸 노동자들이 출근을 하지 않고 화상회의 플랫폼에 모여 결의를 다지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부에 따르면 양일간 약 3천400명이 참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집회가 어려워 선택한 방법이다. 이에 대해 사용자쪽은 “파업이 아닌 휴가 동시 실시”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김태갑 지부장은 “사용자쪽에 노동자의 문제의식과 분노를 전달했고 사용자쪽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지부는 대화 후 파업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사용자쪽은 파업 중단 뒤 대화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부는 대화가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상황에 따라 이 같은 방식의 온라인 파업을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동자들은 회사가 일방적으로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 기능을 분리하고, 판매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판매 조직과 인력을 강제로 이전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사 전속 판매조직은 해당 보험사의 상품만 판매할 수 있지만, 최근 보험상품 개발을 동시에 수행하는 보험사가 아니라 판매만 목적으로 하는 판매전문 법인보험대리점(GA) 시장이 확대하면서 기존 보험사들도 GA 성격의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보험상품 개발 기능과 판매 기능을 분리하려는 추세다.
한화생명도 지난달 18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판매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판매조직·인력과 전속 설계사 등을 전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들은 졸지에 본사에서 자회사 노동자로 전환된다. 한화생명이 단체협약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화생명 노사는 단협에 조합원을 타회사로 전적시킬 때 노조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고용안정대책에 합의했다.
한화생명쪽은 단협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화생명은 “단협을 준수하고 있고 분할 절차는 모든 법령에 비춰 적법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노조와 대화를 통해 고객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