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코로나19 경영위기 극복과 잇따라 발생한 경마산업 노동자 죽음을 막기 위한 혁신안 발표를 미루고 있다. 마사회는 애초 지난달 말까지 혁신안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마사회는 김낙순 회장의 임기가 18일로 만료를 앞둬 후임 회장 인선 작업을 시작했다.
4일 <매일노동뉴스> 취재에 따르면 마사회는 지난달 혁신안 초안을 마련했으나 발표를 미루고 이달 중순께 토론회 과정을 거친 뒤 공개할 예정이다. 마사회 혁신안은 경영혁신을 포함해 최근 연이었던 경마산업 노동자의 죽음을 방지하는 상생대책을 포함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온라인 마권 도입 같은 종합 경영대책과 마필관리사·기수 등 경마산업 노동자의 안전과 처우를 개선하는 내용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지난 7월과 11월 실내 경마훈련을 위해 개장한 실내 언덕주로 2곳도 안전한 훈련 환경을 마련하는 대책의 일환이다.
혁신안 발표는 마사회의 회장 인선과 맞물리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마사회는 김낙순 회장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지난달부터 차기 마사회장 공모를 실시했다. 공모 지원자는 3명에 불과했다. 마사회노조(위원장 홍기복)는 “최종 후보 복수추천 규정에 따라 마사회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들을 모두를 추천했다”며 “지원자가 그대로 최종후보가 된 것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직면한 마사회의 현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일부 후보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지원자 가운데 한 명인 김아무개 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상이다. 노조는 “김 후보자는 현역의원 시절 마사회의 과다한 급여·복리에 대한 지적을 넘어 개인별 급여명세표를 요구하고 제주 말박물관 건립과 지역 기부금 확대 등 지역 민원 해결에만 집중했다”며 비판했다.
마사회가 회장 인선 과정에 돌입하면서 각종 논의가 지연하고 있다. 마사회는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하기 위해 노조와 논의를 마쳤지만 돌연 시행을 취소했다. 조직개편 같은 중대한 사항은 임기 말 회장이 아니라 새 회장이 단행하는 게 타당하다는 이유다.
혁신안 역시 마찬가지다. 홍기복 위원장은 “위기 상황에서 회장 교체로 리더십이 전혀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며 “혁신안 발표도 신임 회장이 아닌 현 회장 임기 내에 빠르게 마련해 발표해야 한다는 게 노조 입장”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