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보험 임금·단체협상이 끝내 결렬했다.
17일 미래에셋생명 노사에 따르면 사무금융노조 미래에셋생명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일영)는 지난 15일 열린 본교섭에서 사용자쪽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지 않는다고 보고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미래에셋생명 비대위는 사업장 내 미래에셋생명보험지부(지부장 손준달)·미래에셋생명지부·PCA생명보험지부와 노조가 임단협 공동대응 등을 위해 꾸린 조직이다. 비대위는 교섭 지연에 항의하며 17일로 10일째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노사는 7월15일 첫 본교섭을 시작으로 13차례에 걸쳐 교섭했다. 비대위는 사용자쪽이 임금인상, 고용안정협약 체결 요구 등에 제대로 된 안을 제시하지 않고 구두로만 조항을 논의하는 등 불성실하게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쪽이 그간 추진을 부인했던 제판분리까지 공식화하면서 교섭 분위기는 더욱 경색했다. 제판분리는 보험상품 제조와 판매를 도맡았던 보험사가 보험상품 제조와 판매조직을 분리하는 것으로, 미래에셋생명은 채널혁신추진단을 출범해 내년 3월께 사내 보험 판매조직과 인력을 자회사로 이관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비대위는 제판분리로 노동자의 고용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손준달 지부장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판매조직의 자회사 이동은 본사와 현장 구분 없이 많은 부서의 인력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일자리를 흔들고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조처”라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제판분리가 공식화하면서 고용안정 관련 협약서 체결이나 단체협약에 고용안정 조항을 포함하는 것 등을 요구했으나 사용자쪽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금협상도 교섭 결렬 단초가 됐다. 손 지부장은 “앞서 사용자쪽은 지난 3분기까지 1천억원대 수익을 달성했다고 밝혔고, 지난해에도 1천400억원대 수익을 냈다”며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 임금 인상과 복리후생 개선에 인색한 것은 경영 실패를 자인하는 꼴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사용자쪽은 비대위의 2% 임금인상 요구에 1%로 맞서면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사용자쪽은 교섭 결렬에도 소통을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불성실한 교섭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앞서 13차례에 걸친 교섭을 해 온 만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앞서 노조에 제판분리 관련 설명회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고, 앞으로도 관련 내용에 대해 대화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임단협 역시 향후 얼마든지 대화나 만남을 이어갈 수 있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앞서 사용자쪽이 제판분리가 아닌 직제개편 등 다른 명칭으로 설명회를 요청하는 등 제판분리 추진을 사실상 비공개해 왔다고 주장했다.
당분간 굳어진 대화 분위기가 유지될 전망이다. 비대위를 이끄는 김일영 노조 생명보험업종본부장은 “다음주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며 “단협을 통해 회사의 제도 개정 등을 노조와 협의할 것을 요구해 제판분리 문제도 조정 안건에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