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12차례나 진행한 미래에셋생명 노사 임금·단체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생명이 보험상품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를 공식화하면서 노사 갈등은 더 커졌다. 사무금융노조 미래에셋생명보험지부(지부장 손준달)는 미래에셋생명이 교섭 과정에서 제판분리를 부인하다 돌연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3일 미래에셋생명 노사에 따르면 회사쪽은 지난 1일 채널혁신추진단을 출범하고 전속보험설계사 3천명을 법인대리점(GA)인 자회사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내년 3월까지 이동시킨다고 밝혔다. 내년 7월 시행을 앞둔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의무화 부담을 덜려는 의도다.
지부는 사용자쪽이 제판분리 공식화까지 시간을 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단체교섭을 지연시켰다고 보고 있다. 손준달 지부장은 “사용자쪽은 임금인상 요구를 비롯해 각종 단협안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고 12차례 내내 버티면서 교섭을 의도적으로 지연했다”며 “이 과정에서 제판분리 추진 여부를 묻는 지부의 질문에 모두 그런 계획이 없다고 하다가 돌연 제판분리를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판분리 의도를 숨긴 채 교섭장에서 오간 관련 질문을 노조와의 협의과정으로 둔갑시키고 제판분리를 공식화하기 위한 준비를 밟아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부는 미래에셋생명이 교섭해태를 했다고 보고 지난달 26일 최종안을 제시했다. 사쪽 응답이 없을 경우 쟁의조정 신청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생명 외에도 금융권 사업장 곳곳에서 단체교섭이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9월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산별중앙교섭을 체결한 은행권도 막바지 보충교섭 타결에 애를 먹고 있다.
기업은행은 사용자쪽이 금융노조와 기업은행지부에 대해 “법과 상식에 벗어난 예의 없는 행동을 한다”고 주장해 노사 갈등이 커졌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본교섭 자리에 나타나지 않아 지부가 반발하고 있다. 윤 행장이 3일 오후 본교섭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교섭 초기부터 발생한 노사갈등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지속해서 노사 갈등을 빚어 온 한국기업데이터도 보충교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석원 금융노조 한국기업데이터지부(위원장 우석원) 위원장은 “사용자쪽이 교섭 방식과 회차 등을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제안해 왔다”며 “이대로는 교섭이 어렵다고 보고 금융노조에 교섭권한을 위임해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보험 제조·판매 분리에 노사 갈등
노조 “계획 없다더니 갑자기 추진” … 금융 노사 보충교섭도 난항
- 기자명 이재
- 입력 2020.12.0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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