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일촉즉발 전쟁위기 직전까지 갔던 미국과 이란이 더 이상의 군사충돌을 피했지만 전쟁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이란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한국군 파병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목소리는 거세지고 있다.

9일 외신을 종합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8일 오전 백악관에서 한 대국민 연설에서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며 “이란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하겠다”고 밝혔다. 미군이 드론 공격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하자 이란은 전날 저녁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 이란이 공격 전에 이를 알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력 사용을 피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란과 미국의 정면충돌 가능성은 낮아졌다.

민중공동행동을 포함해 65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군의 공격은 중대한 전쟁도발 행위”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극도로 위험한 모험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한국군 파병 요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전쟁도발을 지원하는 한국군을 보내서는 안 된다”며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국내외 한국민을 더욱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마치 기름통을 지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라도 침략전쟁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시민·사회단체는 이달 13일 대표자회의와 18일 서울도심 집회를 이어 가며 미국의 이란 공격 반대와 호르무즈 한국군 파병 반대 행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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