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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서둘렀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대책 구멍 '숭숭'노동계 "전환대상 업무 재심의" 대책 마련 촉구 … 노동자 반발하는데 노동부는 우수사례 선정?
▲ 노동과 세계
정부가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지방공기업·국공립 교육기관 853곳의 정규직 전환대상 인원을 20만5천명으로 추릴 때 근거가 된 특별실태조사 결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각 기관들이 상시·지속업무를 일방적으로 판단해 전환규모를 결정한 탓에 자신이 전환대상자인 줄 모르는 노동자들이 속출하고, 실태조사에서조차 빠져 버린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파견·용역은 시설물청소·경비·시설물관리·전산·상담 업무에서만 실태조사가 이뤄졌다.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과 재활용선별·정화조청소·소각 등 일부 업무는 조사대상에서 빠졌다. 정부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실적쌓기에 힘을 쏟은 나머지 눈에 보이는 구멍을 애써 외면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동계는 정부에 일시간헐업무와 전환대상·전환제외 업무를 포함한 기관별 특별실태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규직 예외대상 대책 없어"=민주노총은 1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제외대상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853개 공공기관 특별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상시·지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 31만6천명 중 Δ교사·강사 Δ60세 이상 고령자 Δ변호사·의사 등 전문직무 Δ사양산업 등 구조조정이 필요한 사업 Δ운동선수 등 전환하기 어려운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14만1천명을 전환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가이드라인상 전환 예외로 분류됐지만 재심사가 필요한 업무와 아예 실태조사에서 누락된 사례를 소개했다.

국가인권위원회 기간제 업무인 장애인차별 코디·아동청소년 코디는 기간제심의위원회가 업무 확대와 상시·지속성을 인정해 정규직 전환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럼에도 기획재정부가 "가이드라인 제외사유"라는 이유로 예산을 배정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설계직종 11명을 정규직 전환 예외로 분류하면서 프로젝트성 사업·고도의 전문직·일시간헐적 업무라는 이유를 들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가스기술공사 설계직종은 반복적인 프로젝트 사업에 해당하고 고도의 전문직도 아니다"며 "재심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전환심의위원회도 거치지 않은 채 기간제 연구직 2천48명 중 1천95명을 한꺼번에 '일시·간헐적 업무'로 구분해 버렸다. 전환대상은 695명에 그쳤다. 기간제 연구직 특성상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시·지속성을 재심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대한석탄공사는 산업수요 변화를 이유로 석탄공사 외주업체 노동자 1천109명을 전환대상에서 제외했다. 권영달 공사 도계광업소지부장은 "외주업체 노동자들은 굴진·채탄·발파·운반·선로보수 등 모든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며 "우리가 없으면 탄광업무가 마비되기 때문에 상시·지속업무인데도 산업수요 변화를 이유로 정규직 전환에서 배제됐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공사에 노사전문가협의체를 통해 정규직 전환대상과 규모를 협의하자고 요구했다.

전남 목포시청 노인일자리관리전담요원과 강원도 A군청 결핵관리전담요원은 상시·지속업무인데도 실태조사에서 누락돼 전환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종인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직무대행은 "정규직 예외대상에 대한 대책이 없다"며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했지만 희망고문만 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교육선전본부장은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정책에 구멍이 없는지 촘촘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전환심의위원회 구성을 공개하고 노동계를 포함한 이해당사자 참여를 보장해야 정부 정책 효과가 현장에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해결 안 됐는데 우수사례?=민주노총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정규직 전환이 잘되고 있는지 어디서 삐거덕거리는 곳은 없는지 세밀하게 점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고용노동부가 이날 '공공부문 정규직화 추진 속도 낸다' 자료를 내고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우수사례 10건을 소개했는데, 노사가 갈등 중인 사업장들이 여럿 포함됐다.

대표적인 곳이 광주도시철도공사다. 노동부는 "공사가 정부와 광주시 가이드라인에 의거해 5개 직종 330명을 전원 정규직 전환 결정했고 임금·처우개선 소요예산 반영 및 전원 정원에 편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고용안정만 된 상태"라고 반발했다. 심병국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 광주도시철도공사지회장은 "정규직처럼 호봉제도 적용받지 못하고 가족수당이나 학비보조수당 같은 기본적인 후생복지도 적용되지 않는다"며 "내부사정은 모르고 전환규모만 보고 우수사례로 선정한 것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항만 특수경비·시설관리·청소 등 용역노동자 157명을 자회사 방식으로 전환해 우수사례에 선정된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자회사 설립에 대한 내부 불만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이날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안을 결정하는 노사전협의회 불참을 선언했다. 협의회는 노동계·사용자·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지부는 "인천공항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상시·지속업무와 생명·안전업무를 하고 있는데 인천공항공사는 그들 중 일부인 500∼800명만 직접고용하고, 나머지는 자회사 고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부는 "광주도시철도공사 처우개선의 경우 노사 간 협의를 지속하고 있고,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초반에 자회사 전환에 대한 일부 불만이 있었지만 설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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