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머니 팔뚝이 그냥 굵었나. 쓸고 닦고 지어 많던 모진 일 한평생의 흔적이다. 다 늙어 어머니 이젠 쉬시라는 자식들 만류도 뿌리치고 나선 일터. 빗자루 대걸레 말고 어머니 주먹 들어 외치길 하청노동자 신세 억울함이 참도 컸다고.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비정규직철폐' 구호를 목청껏 내지른다. 최저임금·고용불안, 좁은 쉼터 눈칫밥을 견디며 길게는 10년, 짧아야 3년. '뼈 빠지게' 일했는데 해고란다. 벼룩시장 구인광고를 보고서야 그걸 알았다. 학교는 용역회사 재계약을 비밀로 했다. 용역회사는 대화를 거부했다. 회유와 협박이 다만 오갔다. 고용승계는 불가란다. 계약만료일인 지난달 31일, 어머니 기어코 주먹 쥐고 나선 이유다. 학교 사무처장실을 찾아 항의했다. 총장실은 문이 잠겼다. 자리에 눌러 앉아 농성을 했다. 따뜻한 밥 한 끼 거기서 지어 먹고 어머니 외쳤다. 고용승계 보장하라! 노동조건 개선하라! 노조와 대화하라! 개교 60주년·재단창립 100주년, 학교 사무처가 그 와중에 분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