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북적이는 기자회견장은 몹시 더웠을 테고 이영희 노동부장관은 그저 눈 주변에 흐르는 땀이 거슬려 손수건을 들었을 게다. 카메라 플래시가 수도 없이 번쩍였을 테고 장관은 별 일 없이 말을 이어 갔을 테다. 다음날 여러 신문 1면을 장식한 이른바 '장관의 눈물' 사진은 비정규직법 개정안에 대한 각계의 복잡한 이해관계만큼이나 다양한 설명을 그 밑에 달고 나왔다. "땀을 닦고 있다"는 사진 설명이 오히려 궁색해 보였다. 사진은 때때로 거짓 이미지를 독자에게 전한다.
거짓 눈물도 있다. '악어의 눈물'이라고 하는 것인데, 교활한 위정자의 거짓눈물 혹은 강자(强者)가 약자 앞에서 거짓으로 동정의 눈물을 흘리는 따위의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보는 이의 무른 감성을 파고드는 온갖류의 눈물 사진을 눈여겨 살펴야 하는 까닭이다. 노회한 정치인의 능숙한 '제스처'일 경우 특히나 그렇다.
이영희 장관은 8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이 비정규직을 천당(정규직 전환)과 지옥(실직)으로 갈라 놓았다”고 말했다. 문득 그 눈물 닦아 주고 ‘천당’ 가는 길로 인도할 우리 장로님은 여태 무얼 하고 계셨던지 궁금하던 차에, 오래 전 사진 한 장이 떠올랐다. 2년 전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회사의 외주화 방침에 맞서 매장 점거 파업을 벌이던 이랜드(현 홈플러스) 노조 조합원이 경찰의 강제 해산에 저항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